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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pr 14. 2019

남편과 함께하는 골프 정말 어려워

울산 컨트리클럽  울산C.C.

남편과 함께하는 골프는 정말 어려워라~

연습을 해야지!


내참 어디 여기서? 라운딩 중에?  분명 이건 남편의 억지 고집이다. 도대체 라운딩 중에 자기가 가르쳐 준 샷을 연습하라니 그게 말이 되는가? 나는 한 번의 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며 나름 집중하여 한  한  정성   .   그 순간에 집중하며 그 집중의 매력에 빠지며 즐겁게 치고 있는 데 찬물 쫙!!!



무슨 일이냐. 본래 우리 서클은 부부 서클이다. 모두 8명의 부부로 16명이므로 항상 남자 2조 여자 2조가 게임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여행으로 한 부부가 빠졌고 손주 돌보느라 여자 둘이 빠지게 되었다. 즉 여자 셋과 남자 하나가 빠지게 된 것이다.  서클의 총무인  남편. 어찌할 것인가? 일단 한 팀을 취소하고 세 팀으로 하되 씩씩한 내가 남자들 팀에서 치기로 한 것이다. 그러니까 여자 1팀, 남자 1팀, 그리고 우리 부부랑 남자 두 명. 그 잘 치는 남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나는 떨리겠는가. 아무리 씩씩하다 하여도. 그렇다면 희생타인 나에게 무조건 칭찬 요법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우쒸.



샷을 하다 보면 실수도 있고 이상하게 갈 때도 있고 그렇고 그런 거지 어떻게 매번 잘 되기를 바라는가? 그래도 나는 나름 골프 철학을 갖고 매 샷에 집중하며 그 순간순간을 느끼며 즐기며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데 말이다.

 


문제는 어프로치 샷에서였다. 난 샷을 할 때 왼 팔은 어찌하고 발은 어찌하고 손은 어찌하고 눈은 어찌하고 그 세세한 것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논리는 이렇다. 지네가 걷는 것을 보라. 그 발 많은 지네가 걸을 때 첫 번째 발은 어찌 움직이고 네 번째 발은 어떻게 움직이고 그걸 외워서 그대로 하려 하면 그게 될까? 그게 지네가 그렇게 부드럽게 움직여 갈 수 있을까? 아니다. 정말 아니다. 


골프 심리학을 이야기하는 책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지네도 걸을 수 없고 우리 비행기 트랩에서도 내려올 수 없을 거라 한다.       . 맞는 이야기다. 왼발이 갈 때 오른발은 어쩌고 그게 되겠느냐 말이다. 그래서 나는 골프 심리학을 이야기하는 책 들에 많은 공감을 하고 그걸 라운딩에 적응시키느라 노력 중이다.



개뿔!


내가 그 논리로 이야기하면 대개 돌아오는 대답이 이거였다. 개뿔! 나의 논리란 무엇이냐. 시도하지 말라이다. 왼팔을 어찌하려고 오른팔을 어찌하려고 머리를 어찌하려고 그러지 말고 그냥 본능에 맡기라는 것. 자연을 호흡하며 티그라운드에 섰을 때 그 멋진 풍경 그리고 참 좋은 동반자 거기서 아~ 행복해~라고 말하는 순간 느끼는 순간 몸에서 힘은 사삭 빠져나간다. 그 순간에 나는 나의 몸 본능에 맡기고 목표 점만 보며 빵~ 공을 날리는 것이다. 나 자신을 무한히 신뢰하며.

 


그게 모두 빵~ 멋지게 날아갈까? 아니다. 물론 아니다. 그러나 내가 정말 나의 온몸을 믿고 목표점만 생각하며 빵~날렸을 때 정말 집중하여 그 목표점으로 보낸다만 생각했을 때는 놀랍도록 부드럽고 자연스럽고 멋진 샷이 나온다. 그런데 무언가 집중이 덜 되었거나 의심이 들었거나 그러면 영락없이 원하는 샷이 나오지 않는다. 나름

그런 철학을 가지고 매 샷 집중하려 나의 몸에 집중하려 잘 칠 수 있을 까? 의혹에서 벗어나려 자신감을 가지려 그렇게 노력하며 한 샷 한 샷 하고 있는데 우쒸.

 

공을 왼발 앞에 놓아야지. 그렇게 뒤에서 아니야!


내가 막 어프로치 샷을 하려는 순간 어느새 내 앞에 서 있는 나의 남편. 도대체 무얼 보고 하는 거냐. 여기서는 살짝 띄워서 올려야 하는데 올리려면 그렇게 공이 뒤로 가 으면 안 된다. 왼 발 앞으로 두어라. 어쩌고 저쩌고 아흥. 잔소리가 시작된다.

 


그러나 난! 공의 위치 그런 게 세밀하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목표점 겨냥. 깃발을 향하여 나의 본능을 믿으며 그렇게 집중하여 올리려는 순간 왼발이 어쩌니 오른발이 어쩌니, 앙, 나의 샷이 되겠는가. 그래도 일부러 내 앞에 와서 말해주는데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그의 말을 들으려 애썼다. 아니 들은 대로 그가 만족할 위치로 정렬하여 휙 공을 날렸다. 그러나 웬걸. 그렇게 갑자기 발을 바꾸고 어쩌고 그것이 공이 제대로 되겠는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냉탕 온탕을 오고 가며 조심조심 집중하며 정성껏 기울여가던 나의 멋진 기분은 다 사라지고 으앙.

 


점점 더 샷은 안되고. 그래서 집중 그 처음의 그 멋 집중력을 되찾으려 머릿속으로 복잡한 내가 그에게는 그냥 멍청히 서 있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 왜 그리 그냥 서 있느냐? 자기가 가르친 것을 자꾸 연습해서 자기 있을 때 적응하지 않고?



으앙 그러나 난 그렇게 치지 않는다. 난 그 어떤 시도를 하지 않는다. 나의 본능에 맡기고 빵 자유롭게 치는 나에게 그런 요구를 하니 남들 앞에서 그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고 따를 수도 없고 나의 라운딩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다.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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