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매매일지
으힉! 깜짝이야. 얼갈이를 다듬던 나는 깜짝 놀랐다. 무언가 뭉클! 까지는 아니고 살아있는 무언가가 꿈틀. 아이고 놀래라. 하하 달팽이였다. 유튜브에서 지금 덥기 전에 빨리 얼갈이 열무김치를 담가먹어야 한다고 너무도 맛있게 쓱쓱 만들어버리기에 당장 농협에 달려가서 얼갈이 한 단 열무 한 단을 사 왔던 것이다. 빨간 패드를 펼쳐놓고 다듬고 있는데 등장한 달팽이 한 마리. 꼼틀 꼼틀. 자, 어떻게 할 것인가? 배추 꽁뎅이를 바짝 붙여놓고 지켜보기로 했다. 살금살금. 사람이 있는 듯할 땐 꼼짝 않더니 나도 숨죽이고 있으니 아무도 없다고 느꼈는가 그 높은 얼갈이 꽁뎅이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먼저 목을 길게 빼고 그리고 서서히 몸뚱이가 따라간다. 한참을 지켜보다 나도 어서 김치를 담가야지. 열무 다듬다 한참만에 보니 없다! 앗, 어디로 갔지? 그 느린 걸음으로 이 빨간 패드를 넘어갔나? 달팽이야 어디 갔니? 배추를 들쳐보고 이리저리 한참을 멀리까지 가서 찾았는데 달팽이가 이렇게 빨라? 의심하면서도 멀리서 찾다 포기하고 와보니 아까는 보이지 않던 달팽이가 하핫 바로 그 자리 배추 있던 자리에서 아주 코딱지만큼 떨어진 곳에 있다. 그럼 그렇지. 가봤자 네가. 배추 한 꼬뎅이 더 놓아주고 룰루랄라 나도 나의 일 김치 담그기에 열중했다. 그리고 그냥 잊어버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이 뒷정리할 때 배추 다듬으며 떼어놓은 잎들과 함께 사라졌을 것이다. 모르겠다.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몰라 그냥 모른 척했다.
추정자산. 1,364만 원. 636만 원 손실 중.
LG생활건강. 100만 원 손실 중.
카카오 뱅크. 12만 원 수익 중.
5일선... 20일선... 요대로만 하면... 나의 말을 듣던 주식 전문가는 껄껄 웃으며 답한다. 그렇게만 되면 주식이 얼마나 쉬워요. 연금공단이니 그런 곳들 모두 그렇게 맞춰놓겠죠. 오랜 기간 씨뮬레이션 해보면 5일선 20일선 골든크로스 때 사고 데드크로스 때 판다? 그거 결국엔 손실이어요. 주식 시장이 무질서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구나. 주식은 만만한 게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할 일이란 안전 자산으로 견딜 수 있는 만큼만. 그래도 막연히 지표가 있어야 희미하게나마 갈 길을 알 수 있을 테니 결국엔 손실이란 걸 알면서도 난 그냥 5일선 20일선으로 따라가 보련다. 대신 이익 챙기기를 해보도록 하자. 파이팅!
5일선 20일선 지키기를 계속했다면 이건 이미 오래전에 데드크로스가 나서 빠져나와야 했을 터. 마냥 가지고 기다린다!라는 작전보다는 그래도 무언가 지켜내야 할 것이 있는 게 나으리라. 시뻘겋게 올랐으니 이제 5일선이 20일선 위로 올라가길 기대해보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