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뜰 Apr 15. 2022

이천으로 매달 백! 음나무

주식투자 매매일지

우리 밭엔 아주 커다란 음나무가 있었다. 제법 비싸게 주고 산 나무다. 그걸 우리 밭 아래쪽에 심어놓고 새 순이 돋아나기 시작하자 찰칵찰칵 사진 찍고 감동으로 잘라와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먹던 기억이 선명하다. 우리가 처음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하던 몇 년 전에 첫 수확을 안겨주었던 나무다. 그런데 그 해로 그런 감동은 끝나버렸다. 어느 날 갑자기 그 나무기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한참 후 우리 밭 한쪽 끝에서 뿌리째 뽑혀 나동그라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대체 왜? 태풍에? 아니 아무리 태풍이라도 저렇게 뿌리째 뽑힐까 의아했는데 드디어 그 범인을 잡았다. 입을 꼭 다물고 있던 아저씨가 무심코 말씀을 하셨던 것이다. 자기 논에 햇빛 가린다고 뽑아버렸지. 헉. 우리 밭 아래엔 논이 있다. 그 논과의 경계에 있었는데 꽤 컸기 때문일까 사라졌던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우리 밭이 논일 때 농사지어주시던 아저씨가 그 근처 사시며 우리랑 아주 친하게 지내 여러 조언을 듣고 있는데 이제야 그 말씀을 하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시 음나무 몇 그루를 사다가 바로 그 자리에 쪼르륵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언제 여기다 심었냐며 저 안쪽으로 옮겨심으라신다. 비록 새로 심은 건 그때 나무에 비해 그냥 삐죽 나뭇가지 하나일 뿐인 아주 작은 것이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순이 나왔다. 힘들게 심은 걸 다시 구덩이를 파서 뿌리째 뽑아 아래 논 주인이 다시는 뽑아내지 못하도록 우리 밭 깊숙이 안쪽으로 옮겨 심었다. 아래 논 주인은 너무했다. 어떻게 주인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그렇게 뽑아 내팽개칠 수 있단 말인가. 많이 속상했지만 이미 몇 년의 세월이 흘러버렸고, 그동안 말 않고 있었던 우리와 잘 아는 아저씨 체면도 있고, 좋은 게 좋은 것이기도 해서 그냥 묻어두기로 했다. 뒤늦게나마 이유를 알고 음나무를 옮겨심게되어 다행이다. 




추정자산. 1370만 원. 630만 원 손실 중.

카카오 뱅크. 12만 원 수익중.

LG생활건강. 95만 원 손실 중. 

기다려주리라. 어서 올라가거라. 

잘 올라가고 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기다려주리라. 파이팅!

(사진: 꽃 뜰)
매거진의 이전글 이천으로 매달 백! 달팽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