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으로 매달 백! 대학 후배

주식투자 매매일지

by 꽃뜰

아, 00 선배님 아니세요? 누가 슬그머니 내 팔짱을 끼며 다정하게 묻는다. 아, 누구? 저 00요. 아? 어마나. 거의 십 년 만일 게다. 무어? 그 애가 벌써 대학생? 매일 어린 아들 달고 다니며 그래도 모임에 꽤 열심이었던 후배. 그땐 어찌 그런 열정이 있었을까? 나도 마찬가지였다. 지방으로 내려와 대학 선후배는 거의 모르고 지냈는데 어떻게 연락이 되었고 그곳에 여학생들이 몇 명 있었다. 대선배님 댁에도 가고 특별한 봉사도 하고 난 대선배님과 후배들을 잇는 중간자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었다. 그러다 십 년 전쯤 희미해졌다. 까마득한 후배들은 계속 모임에 나가는 것 같지만 나를 포함한 선배들은 사라졌다고나 할까 그런 상황이었다. 즉 까맣게 잊힌.


몇 년 전 넘어지며 발목에 금이 갔던 나는 완벽하게 낫는 것도 아니고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아픈 정도다. 난 친구들과 공을 치고 있었다. 9 홀쯤부터 무언가 시큰거리는 듯하던 발목은 인코스로 들어서자 자리 잡고 아프다. 걷는 걸 자제하고 웬만하면 카트를 타고 다녔다. 정형외과 계속 다니는데 완벽히 낫는 것도 아니고 아프다 말다 그래. 내 말에 친구들이 통증클리닉을 가보란다. 정형외과 아니고? 그래. 정형외과는 수술하는 곳이고 물리치료도 대충 해주잖아. 통증클리닉을 가봐. 그래? 잘 됐다 싶어 난 멀리 있는 매번 가던 정형외과에 안 가고 바로 집 앞에 있는 통증클리닉에 처음으로 가봤던 것이다. 거기서 프런트에 접수를 하고 나자 누가 다가와 슬그머니 팔짱을 끼니 얼마나 놀랐겠는가.


열정적이던 그때, 나의 단짝으로 함께 많은 일을 했던 후배를 거의 십 년 만에 만난 것이다. 간호사복을 입고 있는 그녀에게 난 호기심이 모락모락. 아니 인문계인 그녀가 왜 이 병원에? 모지? 남편 병원이어요. 그녀가 내 호기심에 답한다. 아 그래? 남편? 남편이 병원을 내게 되어 자기도 일부러 학교에 다녀 필요한 자격증을 땄고 지금은 그걸로 대학에 강의까지 나간단다. 와우. 여기 어쩌다 한 번씩 오는데 선배님을 만날 인연이었나 보다며 너무 반가워한다. 반갑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00 선배님이어요~ 진료에 같이 따라 들어오더니 남편에게 나를 소개한다. 어떻게 날 아셔? 그럼요 제가 선배님 말 많이 했거든요. 다 아시죠. 진료가 끝나고 물리치료실로 오자 다가오는 간호사에게 제가 할게요 하더니 직접 내 곁에 앉는다. 사람이 꽤 많아 커튼마다 환자들이 있는 것 같다. 멀리 있는 정형외과에만 다녔는데 아니 세상에 바로 집 앞에 이렇게 좋은 물리치료실이. 하하.


문제는 그때부터다. 나의 환부를 지그시 눌러주며 기계치료가 시작되었는데 우리의 추억이 마냥 터진 것이다. 바로 옆 침대에도 그 옆 침대에도 환자들이 있었는데. 아이고 난 어쩌자고 그렇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을까? 그녀가 저지해야 하지 않았을까? 커튼 속이니 그녀만 있는 듯 신나게 그 옛날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옆 침대에서 스르륵 사람이 일어나 나가는 게 아닌가. 하이고 그렇지. 여기 우리만 있는 게 아니지. 그때야 아차 싶다. 거기 누워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편했을까. 하. 왜 거기까진 신경이 미치지 못했을까? 쉿 조용히. 우리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 했으면 얼마나 세련된 모습이었을까. 선배가 주책맞게 줄줄 추억을 쏟아내니 함부로 그만하시라 말도 못 하고 듣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 왜 옆 침대 사람들을 고려하지 못했을까? 그 생각에 밤새 뒤척인다. 아이고.




추정자산. 1358만 원. 642만 원 손실 중.

LG생활건강. 110만 원 손실 중.

카카오 뱅크. 4만 원 수익중.



캬~ 정말 무시무시하게 떨어진다. 잘 올라가던 5일선이 꺾였다. 그래도 그냥 지켜보기로 한다.



이건 뭐 그냥 쭉쭉 내려가는 모습이다. 이렇게 지하 또 그 지하가 있는데 감히 바닥 같다고 많이 떨어졌다고 들어갈 수 있는 걸까. 그래도 그냥 지켜보기로 한다. 그걸 알고 과다 하락 운운하며 들어간 것이니 어디 잘 관찰해보며 나의 무지함을 두고두고 반성해보자. 파이팅!


(사진: 꽃 뜰)


keyword
꽃뜰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