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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n 24. 2019

방탄 커피와 함께 제대로 시작

나에게는 귀한 친구 4명이 있다. 서울 덕수 국민학교 동창들이다. 어릴 때 모습이 모두 기억나는. 그런데 한 명은 저 멀리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고 또 한 명은 시애틀에 살고 있다.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와 그 애들은 그래서 항상 반나절씩 산다. 우리가 일어나면 그 애들은 조금 더 있다가 잠자는 시간이고 우리가 잠들 때 그 애들은 한창 대낮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반 밖에 못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허구한 날 대화만 하는 것도 아니고 간간이 잊을 만하면 '아무개야, 지금 모 해?' 하면서 안부를 묻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한다. 시애틀에 있는 아이는 사진을 잘 찍고 아르헨티나에 있는 아이는 고기를 잘 굽고 대한민국의 나 말고 다른 아이는 등산을 잘한다. 그 애가 처음 간헐적 다이어트를 내게 권했다. 똥배 고민하는 것 보고.


그래서 간간이 해봤던 간헐적 단식. 그러나 결국 왜 그렇게 살이 쪘어요? 하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폭식을 한 걸까. 어쨌든 무언가 체중에 관심을 쏟게는 되었지만 제대로 다이어트도 아니고 파파팍 살이 빠진 것도 아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게 되었다. 그 애는 처음에 방탄 커피를 함께 권했었다. 그러나  세상에 버터를 갈아먹다니? 그 느끼한 걸? 게다가 난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라고. 그저 습관적으로 먹거리를 달고 사는 거지. 간헐적 다이어트라는 그것만 해볼래. 난 방탄 커피 마시면서도 계속 입에 먹을 것을 달고 있을 게다. 그렇다면 안 마시는 것보다도 못하지. 그렇게 방탄 커피는 거부하고 간헐적 다이어트를 합네 어쩌네  온 시건방을 다 떨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시애틀 아이가 방탄 커피 해봤냐? 물었고 난 아니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얼마 전 왜 그렇게 살이 쪘어요?라는 내 글을 읽고 등산 잘하는 애가 내게 방탄 커피를 마셔보라고 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그 느끼한 걸 왜 먹어. 안 했어. 그런 이야기를 시애틀 아이랑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등산 잘하는 아이가 튀어들며 '참 말 안 듣네. 최 씨 고집도 한 고집 하지? 느끼할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믿고 한번 해보시라.^^' 톡을 날리는 게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버터를 마셔 에고에고 엄살 피는 내게 '난 매일 마셔. 먹을 만 해.^^' 하면서 동영상도 보내준다. 느끼할 거라는 선입관을 버리라는 동영상에서는 방탄 커피 만드는 방법도 소개된다. 그 등산하는 애는 꽤 신뢰가 가는 아이이므로 일단 그렇다면 장을 봐 놓기로 한다. 방탄 커피 만드는 재료를 사놓기로.


무염버터 또는 기 버터

MCT 오일

다이소 커피 블렌더

알 커피


내가 장 봐야 할 것들이다. 그 장 봐 온 것들을 투명한 파이렉스 머그잔에 1. 기 버터 한 스푼 2. MCT 오일 한 스푼 3. 알 커피 한 스푼 을 넣고 4. 뜨거운 물 250 미리를 넣고 5. 다이소 커피 블렌더로 드드드드 저으면 끝이란다. 그렇게 매일 아침 먹어보란다. 저녁 7시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아침에 일어나 매우 배가 고프므로 이걸 한 잔 일어나자마자 마셔주면 점심때까지 우아하게 기다릴 수 있다 한다. 점심때 폭식도 하지 않게 된 다한다. 음.... 해볼까 말까. 난 배고파서 먹는 게 아닌 걸. 이거 마시고 또 먹거리를 잔뜩 먹으면 어쩌란 말인가. 아, 어떻게 할까. 쫙 살을 빼서 똥배 없는 매끈한 허리라인을 만들고픈 유혹. 그러나 실패할 것 같은 두려움. 음... 잘못 다이어트 시도하면 요요라는 것으로 더욱 뚱뚱해진다던데. 음... 어떻게 할 것인가. 방탄 커피까지? 아니야. 그냥 먹는 거 자체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하자고. 그리고 적당히 운동하고 말이지. 걷고 골프 하고. 좋아하는 운동하고.  그래. 그게 도리어 건강한 다이어트일 거야. 망설망설 망설이는 내게 꽝! 그 아이의 결정적인 한 마디가 떨어졌으니.


'왜 그렇게 살쪘어요? 하고 물었던 처자가 어떻게 날씬해지셨어요?라고 물을 수 있게끔^^ ㅋㅋ'



그래. 그거다. 못할 거는 또 무어 람. 기왕 간헐적 다이어트를 한다면 그에 필수라는 방탄 커피를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많은 사람이 성공하고 있다는데 말이다. 무얼 그리 고집 피우며 버터가 느끼하네 어쩌네 하며 안 한단 말인가. 친구가 그리 권하는데. 종잇장 뒤집듯 마음만 탁 바꾸면 된다. 결심하면 된다. 시애틀 아이는 '모래시계 몸매 만들어라.' 하면서 모래시계 사진을 보낸다. 하하.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앗, 어떻게 이렇게 날씬해지셨어요?' 그녀가 그렇게 물을 수 있게 만든다면 와우 정말 신나는 일 아닌가. 흠.... 그래 못할 것도 없다. 내가 늘 하는 거 있지 않은가. 작심삼일이면 어때. 일단 작심하고 보는 거야. 해보는 거야. 실패하면 또 작심하면 되지! 시작이 반이라 하지 않던가. 그래 일단 장을 봐 두는 거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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