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뜰 Jul 16. 2019

브런치 관리

스트레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바빴다. 어제는 무척 바빴다. 밤늦게 남편과 함께 가는 색소폰 연습까지. 그리고 지금 기차역이다. 난 이번 주 또 바쁘다. 기차 타고 멀리 간다. 그런데 그 쁜 와중에 자꾸 뒤가 켕기며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는 그 어떤 중압감이 있었으니 이것이 스트레스일까?


꼭 해야 하는 게 무엇이냐,  내가 쓰던 글도 계속 써야 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내 글을 구독하고 라이킷 해주고 댓글까지 달아주시는 고마운 분들 집 방문 그런 것들은 꽤 즐거운 일이긴ᆢ하지만 꼼꼼히 읽으려면 이 또한 시간이 꽤 걸다. 그러나 그런 걸 못하고 있으면 마감이 있는 것도 아니요 누가 빨리 쓰라고 다그치는 것도 아닌데 난 자꾸 할 일을 안 한 것만 같고 심지불안하기까지 하다. 강박관념? 스트레스? 무언가  오늘치 이야기 써야만 한다는 하하. 웃긴다. 그러지 말자. 아들의 권유로 즐겁게 시작한 이 브런치 활동은 끝까지 즐거움 그거여야 한다. 행여 스트레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굳이 이런 글을 적을 필요가 있을까?  하하  조금이라도 정말  조금이라도 나의 마음을 편케 하기 위함이다. 브런치 활동을 절대 스트레스로 만들지는 않으리라는 가상한 노력. 하하


앗 그런데 열차 대합실 내 앞에 앉아 있는 아버지와 아들. 서로 긴 의자 끝과 끝에 멀리 떨어져도 있지만 앗 지금 거의 삼십 분째인데 단 한마디도 없다. 아니  서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커피 마실래?


삼십 분 전 내 앞에 아까부터 앉아있던 중학생? 고등학생? 아니 대학생? 퉁퉁한 남학생에게 다가와 여러 번 커피 마시겠냐고 묻다 반응이 없자 그대로 앉아버린 나이가 좀 든 많이 피곤해 보이는 꽤 나이 든 남자를 난 아버지라 추측한다. 아들과 아버지 어떻게 저렇게  말이 없을까? 앗 아버지가 무언가 말을 ᆢ하려는가, 아들 쪽을 바라보는데 그런데 이 아들 저 멀리 있는 TV만 응시. 아버지도 다시 고개를 돌린다.


아, 이번엔 아들이 아버지에게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고개를 돌린 상태. 무언가  말을 할 듯하다 그만둔다. 아, 저 아들과 아버지. 의사소통 방법을 모르는 것 아닐까.


드디어 아버지가 말을 한다. 웅얼웅얼. 올라가자는 소리 같다. 아무 말 없이 일어나 따라나서는 아들. 일어난 아들을 보니  중고생은 훨씬 넘어 대학생이거나 취준생일 것 같다. 서울 가는 아들을 태워주고 배웅 나온 아버지 같은데 힘든 일을 하는 분 같다. 많이 피곤해 보인다. 그렇게 이 아들과 아버지는 떠나갔다. 엄마는 아들과 저렇게 멀뚱멀뚱 있지 않는데. 피곤해 보이는 아버지 손이라도 꽈악 잡아드리든가 무어 다정한 말이라도 해드리지...  무심한 그 아들이 너무 안타깝다. 아니 그 아들도 무언가 말을 하려는 것은 같은데 결국 입을 못 떼더라. 누군가 다만 한 마디라도. 에구.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기차가 도착했고 브런치는 즐거움이 되어있다. 바쁜 중 잠깐이라도 보고 쓰기가 가능하겠으나 브런치 하면 무언가 여유를 갖고 긴 시간 음미하며 보고 쓰고 하고프기에 이리저리 바쁠 땐 아예 접어두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오래 있다 보면  또 수시로 드나들 때와는 달리 댓글 하나 달기도 글 한자 쓰기도 그렇게 힘들어질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나처럼 극과극이어서는 안될 것 같다. 어느 날은 신들린 듯 하루 몇 편이고 써재끼는가 하면 어느 날은 댓글 하나 못 적는, 글자 한자 못 쓰는 이런 상태의 반복 말이다. 남편도 항상  내게 말한다. 어떻게 중간이 없냐고. 그게 내 캐릭터일까? 난 물도 미지근한걸 제일 싫어한다. 아주 차든가 아주 뜨겁든가.  하하 또 삼천포로 빠지고 있다. 결론을 내리고 끝내자.오케이~


난 브런치를 스트레스로 만들지 않는다. 아들이 권한대로 브런치는 나의 즐거움이자 취미활동이다. 하하 파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원피스 단추가 달랑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