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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15. 2024

이게 무슨 꽃이냐고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물었다.

이게 무슨 꽃이냐고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물었다. 난 한겨울에 벌써 핀 목련 꽃봉오리에 놀라서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고개를 하늘로 쳐들고 사진 찍는 나를 따라 할아버지는 그 꽃봉오리를 보게 되었던 걸까? 그런데 그 유명한 목련꽃을 모른단 말인가? 목련이어요 목련. 봄이 오려나 봐요. 아, 목련. 하고는 할아버지는 나를 따라 한참을 더 그 목련 꽃봉오리를 바라본다. 그리고 보니 목련 앞에 벤치가 있고 그 앞에 호수가 드넓게 펼쳐있는데 바로 전 그 벤치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다. 할아버지와 벤치 호수가 유난히 쓸쓸해 보여 사진을 찍을까 하다 그분이 일어나는 통에 접었던 바로 그 할아버지다. 너무 쓸쓸해 보이던 것도 마음이 아픈데 왜 목련꽃도 모른단 말인가. 그 할아버지가 그렇게 보일 뿐이지 실제로는 쓸쓸하지 않으면 좋겠다. 아니 행복하면 좋겠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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