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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l 19. 2024

어린 그녀는 굉장히 나이 많은 할머니에게 대들고 있었다

당신이 나를 먼저 찼잖아. 폭우의 밤을 지낸 아침. 여전히 내리는 비로 빗물 뚝뚝 우산이 많은 지하철 안에서 어린 그녀는 굉장히 나이 많은 할머니에게 대들고 있었다. 그 할머니에게서 먼저 시작되었다. 무언가 피곤해 보였던 할머니가 그녀 옆에 자리가 나자 재빨리 앉으려고 했는데 우산을 들고 있었다. 상황은 못 봤지만 아마도 그 우산으로 그녀 발을 툭 쳤는가 보다. 짧은 핫팬츠를 입은 그녀의 다리가 너무 벌어져 있어 우산에 닿을까 봐 다리를 좀 오므리라고 툭 쳤다는 것이다. 그 아가씨가 그렇게 함에도 다리를 오므리지 않으니까 이 할머니가 소리를 꽥 지른 것이다. 여자가 다리를 그렇게 벌리고 앉으면 되나. 옆에 사람이 왔는데 다리를 오므려야지. 이 어린 아가씨가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대들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뭔데! 이러면서 언성이 높아지고 사람들은 쳐다보고 난리가 난다. 너 같은 게 며느리 들어오면 집안이 망해!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양쪽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정말 크게 싸움이 날 판이다. 바로 그때 넥타이를 펄럭이며 젊은... 아니 아주 젊지는 않은 중년.. 이기엔 꽤 젊은 하얀 와이셔츠의 신사 남자가 조용히 할머니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옆칸으로 모신다. 가면서도 할머니는 소리를 있는 대로 질렀고 그 아가씨는 아가씨대로 할머니를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그래도 다짜고짜 그 신사 아저씨가 할머니를 옆칸으로 모시고 가는 바람에 모든 게 정지되었다.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푹 떨어졌는데 그러니 매수도 할 수 없고 매도도 할 수 없었다. 지켜만 보았다. 

내겐 이천만 원 현금이 있다. 파이팅!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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