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뜰 Aug 11. 2024

고령화 가족

미러링? 스마트뷰? 결국 우린 챗GPT에게 물었다. 핸드폰 영상을 TV로 보려면 어떻게 해? 들려주는 대로 남편과 나는 머리를 맞대고 겨우겨우 해냈다. 나의 핸드폰 속 영상을 거대한 TV로 보는 거. 우리 거실의 커다란 TV가 스마트 TV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HDMI 케이블을 찾느라 애썼고 겨우 찾아 끼고는 어떻게 보는지를 몰라 헤맸다. 그런 거 척척해내던 남편이 웬일인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단다. 아니 언젠가부터 이상하게 연결이 안 된단다. 아이들이 모두 외국에 있으니 이럴 때 난관이다. 세계 시각을 보니 파리도 미국도 모두 잠잘 시간이다. 가족 카톡방에 도와달라 올려놓으니 잠에서 깨었는가 파리의 아들이 연락 왔지만 그땐 이미 우리끼리 낑낑 해결하고 난 후다. 조금만 조금만 더요. 엄마를 앉혀놓고 기막힌 영화를 보여드리겠다며 TV와 케이블에 매달려있었다. 오늘 내로 볼 수 있는 거냐? 하시는 통에 푸하하하 웃음바다가 되었다. 넵 조금만 기다리세요. 결국 해냈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 되어버렸다. 무엇이냐. 함께 미국 사이트 앤 싸운드시어터에서 JESUS 뮤지컬을 감상했던 여고 친구가 3일간의 특별한 기회라며 바로 거기서 하는 DAVID 뮤지컬을 공짜로 보는 링크를 단톡방에 올렸다. 바로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다. 홀로 핸드폰으로 보다 보니 너무 괜찮다. 그래. 우리 식구 모두 보게 해야지. 그래서 난 오늘 영화상영 있습니다~ 너스레를 떨었고 고생 끝에 드디어 상영하게 되었다. 반쯤 봤는데 너무 늦어져 잠시 멈추고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나는 저녁을 차리고 남편은 다윗왕에 대하여 꼼꼼히 공부했다. 식사 후 다윗왕에 대한 자상한 설명이 이어졌고 우린 나머지를 감상했다. 어마어마한 무대에서의 공연. 엄마, 내가 바로 저기 저 안에 있었어. 무대 위에서 말도 뛰어다니고 양, 돼지, 말, 낙타 그런 게 실제로 다닌다니까. 네가 저걸 봤다고? 아니 요거 이전 프로그램을 바로 저 극장에서 봤다고. 푸하하하 고령화가족 우리 집에서 애들 도움 없이 핸드폰 속 영상을 커다란 TV로 봤다. 음하하하.


*참고로 내가 봤던 JUSUS는 요기. https://brunch.co.kr/@heayoungchoi/180


(사진: 공식 포스터)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스크림과 토마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