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뜰 Jul 30. 2019

방탄 커피 제조

'최강의 식사'에 나온 레시피대로




어제 최강의 식사 책을 다 읽은 상태니까 난 이제 거기서 말한 대로 방탄 커피를 제조해 마실 것이다. 16시간의 공복과 아침에 마시는 방탄 커피는 중요하니까. 다른 건 못 지켜도 이것만은 지키기로 나랑 약속했으니까. 그래서 냉장고에 잘 모셔둔 해외직구로 구입한 기 버터와 MCT 오일을 꺼내왔다. 나에게 해외직구 첫 체험을 하게 해 준 제품이기도 하다. 고생 고생하며 해외직구를 마친 그 제품이 도착했을 때 그 기쁨이란. 세상에 도착하고 보니 기 버터는 유리병 포장이요, MCT 오일도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다. 그러니 배송비가 이만여 원이나 되었으니 과연 해외직구가 잘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해외직구의 첫 경험이고 그걸로 꼭 내가 필요한 것을 샀으니 되었다. 그런데 생겨나는 의문. 해외직구로 그걸 샀을 때 냉장보관 처리되어야 할 그 제품이 그냥 상온에서 날아왔으니 혹시 상한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쿠팡이나 이런 곳에서 산다면 제대로 잘 냉장보존 상태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나도 참. 어쩜 첫 해외직구 경험을 그런 먹는 것에서 하다니. 하하 그래도 이젠 그리 필요한 것도 없고 그러면서 해외직구도 경험해보고 싶고 그러니 꼭 필요한 것으로 경험한 것은 참 잘했다. 잘 먹으면 된다. 기 버터가 도착했을 때 모두 녹아있었다. 그래서 재빨리 냉장고에 넣었다. 그랬더니 단단하게 굳어졌다. 그렇게 녹았다 굳었다 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해외직구로 직접 마련한 제품들로 방탄 커피를 드디어 제조한다. 지금까지는 얼떨결에 완성품이 비닐 팩에 들어 있는 것을 약식으로 사용해왔다. 그런데 이제 제대로 식품으로 방탄 커피를 제조하는 것이다. 자, 시작해볼까? 




첫 해외직구로 구매한 기 버터와 MCT 오일


냉장고에 잘 보관해두었던 이 세 가지를 조심조심 꺼내왔다. 그러면 이제  어제 읽은 '최강의 식사' 책에서 방탄 커피 레시피를 가져오자. 어영차 낑낑. 히히


양질의 커피콩으로 진하게 내린 따끈한 커피 1잔 (커피콩 37g에 물 237 미리를 내린 양), 기 버터 1스푼, MCT 오일 1스푼. 커피 추출하는 동안 믹서에 뜨거운 물을
넣어 미리 데워둔다. 커피가 준비되면 믹서의 물을 버리고 커피, 버터, MCT 오일을 넣는다. 뚜껑을 닫고 액체 새지 않도록  행주로 누르고 라테처럼 두꺼운 거품층 생길 때까지 돌린다.






오빠가 작년에 미국에서 우리 집에 올 때 사다 준 유기농 커피가 마침 있다. 남편이 하도 믹스커피를 좋아해서 따라 마시다 보니 이 커피는 고대로 남아 있다. 이제 잘 사용하면 되겠다. 남편까지 이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에 초대하면 좋겠건만 남편 설득은 좀 어렵다. 된장찌개 토박이에 워낙 고집이 세서. 그러나 이렇게 자꾸 쓰고 읽게 하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까. 왜냐하면 당뇨 경계였다가 얼마 전부터 약을 한번 드셔 볼까요. 하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보면 당뇨 심혈관 질환에도 이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나오니 말이다. 어쨌든 은퇴 후 늦잠을 정말 즐기는 남편은 이 아침 여전히 쿨쿨 꿈속을 헤매고 있다. 그 사이에 난 나 혼자만의 시간~ 하면서 룰루랄라 신나게 타이핑하고 있다. 하하 


자, 커피 37그램이라고 했겠다. 애들 없어 요즘은 거의 사용할 일도 없지만 버리는 것도 못해 어딘가 처박혀있던 저울을 꺼내온다. 그리고 가볍게 여과지를 올려놓으니 무게가 하나도 안 나간다. 여기서 37그램을 재본다. 그러나 드는 생각. 앞으로 매일 마실 텐데 그때마다 저울로 잴 것인가? 어디쯤인지 그릇으로 확실히 알아두면 되지 않을까? 하여 커피 가는 통에 담아본다. 음, 절반 약간 넘는 정도군. 하하 그렇게 37그램의 양을 정확히 기억해두도록 한다. 잘하고 있어. 하하





커피 가는 것은 꼭 커피 블라인더에 갈아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얼마 전 테팔 이 작은 믹서기를 살 때 점원은 딸려 있는 통으로 커피도 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믹서기에 함께 딸려오는 작은 통들이 있어도 전혀 사용 안 했는데 아하 커피를 요기에? 왜냐하면 나의 커피 블라인더는 정말 오래전에 오빠가 미국에서 사다 준 것으로 100 볼트 짜리이기에 변압기에 꼽고 돌려야만 하는 불편이 있었다. 그래도 커피는 거기 갈아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220 볼트 콘센트에 꼽고도 가능하다니. 하하 너무 편하다. '최강의 식사' 방탄 커피 레시피에 있는 대로 37그램의 커피를 드르륵 갈아 커피머신에 안치고 그리고 계량컵에 정확히 237 미리의 물을 받아 넣는다. 왜 이렇게 애매한 숫자를 하라 할까? 계량도 힘들게. 37로 끝나다니. 그래도 기억하자. 37그램의 커피에 237미리의 물! 




그리고 이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나에겐 할 일이 있었으니 책에서 말하는 대로 팔팔 끓는 물을 믹서기에 담아 믹서기를 덥히는 일이다. 앗, 뜨거워. 조심조심. 뚜껑을 닫을까 말까 하다 식지 말라고 꽉 덮었는데 그냥 살짝 얹어만 놓을 걸 그랬다. 나중에 쏟아버릴 때 뚜껑 여느라고 무척 고생했다. 하하 나의 일하는 솜씨라니 참 못한다. 그래도 정성껏 조심조심 열심히. 그래 그거면 된다. 재주는 없어도 성실! 그거면 된다. 다음 단계로 고우 고우!


힘들게 힘들게 뚜껑을 열어, 너무 뜨거워 행주로 잘 잡아 그 뜨거운 물을 버리고 잘 내려진 커피를 담았다. 앗, 그런데 분명 237 미리의 물을 넣었는데 내려진 커피는 채 200 미리가 안된다. 왜 그럴까? 하하 그건 모르겠다. 나중에 지극히 과학적인 남편에게 묻기로 하고 그다음 단계로 고우고우. 




해외직구로 산 커다란 MCT 오일을 조심조심 그 뚜껑을 열었다. 얼마나 단단히 밀봉이 되어있는지 결국 칼을 가져다가 야 열 수 있었다. 한 스푼이라는데 어느 정도? 어쨌든 요런 고급 음식은 나무제품을 써줘야 할 것 같아 전에 산골 절에서 사 온 나무 스푼으로 한 스푼 하고 약간 모자란 듯하여 조금 더 한다. 두 스푼 약간 모자라도록 그렇게 커피가 담겨 있는 믹서기에 넣고 그다음 단계로 고우 고우~





그다음 배달될 때 녹았다 다시 냉장고 속에서 단단히 굳어있는 기 버터. 요건 MCT 오일을 떠낸 스푼이 아니라 또 새 스푼으로 해야겠지? 그때 사온 또 다른 나무 스푼을 꺼낸다. 그리고 푹 떠내려는데 앗, 떠지지 않는다. 살살 긁어내듯 하니 조금씩 퍼진다. 그렇게 듬뿍 담는다. 그래야 녹으면 한 스푼 될 것 같으니까. 하하 그런데 정말 부드러운 느낌이다. 기 버터란 목초에서 자란 소의 우유로 만든 참 좋은 버터라니까. 아주 좋아 보이는데 녹았다 다시 굳은 게 영 찜찜하기는 하다. 이런 건 해외직구로 사는 게 아닐까? 쿠팡 그런 데서 사야 할까? 좀 더 생각할 일이다. 어쨌든 그다음 단계로 고우 고우. 





커피와 MCT 오일이 담겨있는 믹서기에 버터를 넣으니 스르륵 녹는다. 수저 두 개 쓰기를 잘했다. MCT 오일 따르던 스푼으로 버터 푼 스푼에 묻은 버터를 남김없이 싹싹 긁어 믹서기에 담는다. 자, 이제 믹서기 뚜껑을 잘 닫고 뜨거운 물이 행여 튀지 않도록 행주로 뚜껑을 단단히 잡고 드르르르르륵 버튼을 누른다. 두구두구 당당 기대하시랏. Bulletproof Coffee! 총알도 막을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는 방탄 커피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하하


짜잔~ 책에 쓰여 있는 대로 완성된 나의 방탄 커피. 책에서 작가의 말에 의하면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 배 고파 난리 칠 때 부드러운 커피 한 잔. 하하. 맞다. 달콤한 버터향이 넘치는 부드러운 커피 한 잔을 이 아침 기분 좋게 마신다. 음. 팩으로 먹을 때보다 무언가 깊은 맛이 있다 할까. 인스턴트와 집밥의 차이라 할까. 아님 요건 직접 음식으로 만드는 거다 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어쨌든 내게 방탄 커피 팩 두 개가 남아있다. 이 진짜를 먹기 시작하면 그 두 팩은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지만 여하튼 그건 본래 어디 여행 갈 때 쓰는 거라니까 잘 보관해두도록 하자. 여기서 또 드는 의문 밀봉상태인데 냉장고에 두어야할까 그냥 상온에 두어도 될까? 하하 끊임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우리 인생은.  


이른 아침 방탄 커피를 마셔주니 뱃속이 든든. 난 오늘 11시에 첫 식사를 하면 된다. 아니 어제 6시 반에 식사를 마쳤으니 10시 반에 먹어도 된다. 그러나 방탄 커피를 마셔주었더니 11시까지도 까딱없겠다. 하하 나의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는 무언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느낌이다. 아자아자! 


작가의 이전글 최강의 식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