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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ug 06. 2019

간헐적 단식 방탄커피 그 제조 후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있다. 쏴아 쏴아 엄청나게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공 치러 간 남편은 그야말로 물에 빠진 쌩쥐모습이 되어있겠다. 오늘 그는 12시 티 오프라며 10시 반에 아점으로 밥을 먹어야 한다 했다. 그래서 우리의 보통 아침 식사인 옥수수, 감자, 달걀, 과일 그런 것들 말고 정식으로 밥을 차렸다. 10시 반이면 나의 밥 먹을 시간이기도 하다. 10시 반에 아침을 먹은 나는 브런치 글을 읽다 무언가 먹고 싶어 지는 글을 보고 부엌으로 가 라면을 끓였다. 혼자 있을 때는 정말 라면이 딱이다. 하하 거기 맥주 한 잔을 곁들이고 음하하하 쏟아지는 빗소리와 함께 혼자서 분위기 만점이다. 그런데 라면 한 그릇에 너무 맛있어 국물까지 홀짝홀짝 다 마셔 버리고 거기에 맥주 우아, 좀 크다 했더니 500 미리 짜리였네. 그거 한 캔에 안주가 부족해 스낵까지 곁들여 그야말로 배가 남산만 해졌다. 아, 너무 하지 아니한가. 아무리 어제 저녁부터 16시간 공복을 채웠다 해도 말이다. 


나의 먹는 시간은 아침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또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다. 그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이 먹는다. 아니, 다이어트니 그런 거 하나도 생각 않고 그냥 내키는 대로 막 먹는다. 사실 이건 아닐 것이다. 제대로 식단도 지켜내고 해야 제대로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건 너무 재미없지 아니한가. 이렇게 옛날처럼 입에 먹을 걸 달고 살다가 그래도 6시부터 긴장 7시가 되면 자동 빵으로 먹거리 금지. 그래도 16시간 공백은 이제 거의 습관화되었다. 


배가 미어터지도록 미련스럽게 먹어대다가 비록 딱 16시간 만이지만, 그래도 그때 먹거리를 딱 끊는 것은 참 멋지다. 먹거리에 손을 대지 않는 그 길고도 긴 밤 시간에 난 참 많은 걸 할 수 있다. 적당히 먹으면 항상 상쾌함의 유지가 가능할 텐데 왜 그걸 못할까? 나는 아마도 참 바보인가 보다. 


방탄 커피를 나는 정말 거창하게 제조했다. 일일이 저울에 재가면서 말이다. 그 과정을 거쳤으니 내 맘에 남아있는 눈대중으로 하면 되리라 생각했다. 두 번째 방탄 커피는 그래서 그냥 모든 걸 눈대중으로 했다. 그런데 원두커피를 너무 진하게 내렸다. 눈대중이 틀렸는가 보다. 너무 커피가 진해서 방탄 커피의 실패다. 그래도 그냥 쭈욱 마셨다. 문제는 꼭 방탄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시간은 휙휙 그야말로 잘 지나갔으며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 어쩌고 하다 보면 10시나 11시는 금방 되니 굳이 방탄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마셔주어야지 하던 방탄 커피는 지금까지 딱 두 번 마셨을 뿐이다. 그래도 어제 체중계 세리모니에서 나타난 체중은 61.5 킬로로 나의 목표 59킬로까지 겨우 2.5 키로만을 남겼을 뿐이다. 꼭 방탄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16시간 공백을 하는 것만으로도 살은 빠지는 것 같다. 


그러나 최종 목표는 건강해지기 위함일 텐데 그러기 위해서 지방이 필요한 것일 텐데 난 그야말로 내 멋대로 나 편한 대로 하고 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너무 배가 고플 것 같으면 방탄 커피 마셔주고, 아니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으면 그냥 11시까지 참고 있다. 모 이제 목표가 2.5킬로니 그것은 쉽게 달성하지 않을까. 아니면 또 어떠랴. 많이 가벼워진 듯하고 기분 상쾌하니 이대로도 난 참 좋다. 그런데 아무리 먹는 거 자유의 시간이라도 그렇게 꾸역꾸역 뱃속에 처넣지는 말자. 아, 공복일 때 정말 얼마나 몸과 마음이 상쾌하던가. 그걸 기억하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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