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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ug 07. 2019

울산 C.C. 땡볕 무더위 골프



2019년 7월 22일 넷째 주 월요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말이다. 이 무더위 속에 웬만한 서클은 모두 모두 공백. 인원 채워 넣기 여념이 없는데 우리 미소회는 그야말로 무려 네 조가 꽉꽉 찼으니 미소회 부흥을 증명하는 거렸다. 하하 이 모든 부흥은 우리의 야무진 총무 덕이니 같은 조가 아니면 사진은커녕 잠깐의 대화조차 힘들기에 만나자마자 나는 태념씨~ 잠깐만~ 하고 찰칵 예쁜 우리 총무님 사진 한 장 확실하게 확보한다. 

시작 전 미소회~ 모여주세요~ 나의 한마디에 즉각 들 모이기 시작하였으니 혜영언니가 찍자면 찍어야 해 자진 출두 얏호~ 나의 친구 은경이, 나의 가잣 소리에 두말 않고 따라와 함께 미소회 회원이 된다. 미소회 딱 한번 나왔을 뿐일 때 복잡한 병원에서 나를 알아보고 대화를 주고받아 특별히 친하게 느껴지는 소향. 나와 미소회 입사동기 태념~ 하하 얼마나 멋진 동반자들인가. 잔디는 파랗고 꽉꽉 찬 멤버. 속속 도착하는 미소회 쭉쭉빵빵 젊고 예쁜 멤버들 와우 따스한 햇살 아래 미소 팡팡 미소가 떠나지 않아 미소회랍니다~





앗 호랑나비. 아싸~ 호랑나비~ 김흥국의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바로 그 노래 속 호랑나비가 우리 카트에. 너무 커다랗고 예쁘고~ 그래도 우리가 이제 라운딩을 해야 하니 훠이훠이 저 멀리 날아가거라~ 쫓아내려는데 영 나갈 생각을 않는다. 그냥 가만히 계속 앉아있는다. 어쩜.


남편이 직접 내려준 핸드드립 커피예요. 드시겠어요? 와우 그래? 귀한 서방님 커피라고? 캬 사모님 라운딩 간다고 커피까지 직접 내려주는 남편이라니. 정숙 씨는 행복하겠어. 온갖 찬사를 받으며 정숙이 귀한 커피를 우리 모두에게 한 잔씩 따라준다.  




뜨거운 태양, 그러나 앞팀에선 엇둘엇둘 체조가 시작된다. 태념, 소향, 은경, 선자. 하하 소향과 태념이 가장 역동적으로 하하. 엇둘엇둘 혜영언니랑 같은 조에선 어쩔 수가 없어. 하면서 아예 포토제닉으로 빨강 모자에 감색 줄무늬 셔츠로 예쁘게 차려입은 정숙. 절대 나의 카메라를 피하지 않는다. 하하 예뻐~


모여라~ 모여~ 나의 외치는 소리에 뒷팀 순애, 형숙, 화영이 합류한다. 하하 웃으세요~ 그러나 뒷팀 혜정, 혜경은 맨 꼴찌팀이라 아직 이 곳에 등장 않는 통에 사진을 한 장도 함께 못 찍는다. 에구. 내 카메라에 예쁘게 나오는 혜정과 혜경인데. 





오늘도 어김없이 맛있는 빵을 직접 구워 온 문정. 이거 절대 쉬운 일 아닌데 그것도 방글방글 웃으며 별 거 아닌 듯 툭툭 4개의 카트에 몽땅 나누어 준다. 와우. 그런데 이 미소회 식구들은 대부분 다 예쁘면서 공도 잘 치고 그리고 무언가 뛰어난 점들이 다 있다. 양파처럼 파고 들 수록 매력 만점의 멤버들이다. 하하 신난다. 


봉투에 굿샷 이라고까지 쓰여있는 정성스러운 간식. 정숙이 이번에 과일을 맡아 카트마다 요렇게 토마토와 체리를 전달해준다. 무더위에 한 알씩 토마토는 참 좋다. 탁 깨물면 물이 착 나오며 우리의 마른 목을 축여 준다. 체리는 상큼하게 우리의 기분을 돋아준다. 그리고 회장인 내가 준비한 약 밥. 우리 동네 유명한 떡 집에서 아침에 만들어 따끈따끈 배달된 말랑말랑 건강 약밥이다. 4 카트 것을 준비한다는 게 쉬운 일 아니다. 1 카트당 5개씩 총 20개를 들고나가는데 낑낑 너무 무겁다. 그래도 좋은 걸 어쩌랴 하하.


필금씨가 준비한 미숫가루. 물에 타서 캐디 언니가 준비한 얼음을 넣어 먹으니 헉헉 땡볕에 딱이다. 정말 먹거리 풍년 무더위에 든든히 챙겨 먹으며 라운딩이다. 똥배 걱정은 잠시 멀리 놓아둔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 땡볕의 한여름이지만 4조 가득 모인 우리는 즐겁게 라운딩을 시작한다. 정숙 남편이 손수 내려준 귀한 커피를 음~ 향 참 좋다 해가며 음미하고 있는데 앗, 우리 카트에서 알짱대던 커다란 호랑나비. 날아가는 가 싶었는데 살포시 내 앞자리 과일 통 위에 앉아있다. 나비가 과일 먹나? 저리 멋진 호랑나비가 내 곁에서 나만 쫄쫄 따라다니고 있다. 무언가 행운의 징조? 그러나 이제 곧 공을 쳐야 하는데 함께 갈 수는 없지 아니한가 하고 있는데 


언니, 주세요. 제가 날려버릴게요. 저, 이런 거 잘해요. 씩씩한 정숙이 나비가 앉아있는 컵 채로 들고 후 욱 후 욱 입으로 바람을 세게 분다. 그러나 그 정도 바람에 끄떡없는 나비. 토마토에 꽉 붙어 있나 보다. 하, 어쩜. 이 호랑나비 여기가 좋은가 봐. 정숙이 더 세게 바람을 분다. 앗, 그래도 안 날아간다. 허. 모야? 이번엔 배에 힘을 꽉 주고 힘을 모아 아주 세게 분다. 후욱! 결국 날아가는데 꼭 마지못해 날아가는 것만 같다. 하이고 어쩜 그렇게 날아가기 싫었을까? 그런데 이 때문일까. 초반 나는 모든 샷이 행운처럼 꽤 잘 되고 이상하게 정숙은 그리 좋게 되지 않는다. 혹시 호랑나비의 저주? 하면서 우리는 깔깔 다음부턴 절대 날아온 호랑나비 쫓아내지 말자 다짐한다. 





아, 땡볕이지만 그만큼 잔디는 절정. 파란 잔디가 그야말로 멋지게 쫘악. 즐겁게 정숙 문정 나 필금이 공을 친다. 파 또는 보기. 자, 돈내기를 하자. 모두 22,000원씩 내고 한 홀이 끝나면 뽑기를 해서 이긴 팀 진 팀을 가르고 이긴 팀이 이천 원씩 받는다. 호랑나비 행운일까. 나는 처음 몇 홀 매번 수익 잡는다. 와우. 요 거이 웬일? 


그러나 나와 달리 정숙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는다. 공이 안되면 뽑기가 잘 되든가 해야 하는데 영 아니다. 공이 잘 되어도 꽁찌랑 한 팀 돼 돈이 안되고 공을 못 치면 못 치는 대로 팀도 못 치는 사람이 되며 수익에서 멀어진다. 다음부턴 절대 호랑나비 쫓아내지 말아야겠어요. 그래. 그런 것 같아. 나, 오늘 너무 잘 되네. 아무래도 호랑나비 덕인 것 같아. 와. 이런 날 로또 복권 사야 하는 거 아냐? 하하




예쁜 치마가 펄럭 펄럭. 거 남자들이었다면 가슴 설레서 못 쳤겠어. 왜 그리 치마가 펄럭인디야? 하하 우리는 깔깔 웃으며 그녀를 놀린다. 연보라 아주 예쁜 치마가 바람에 살랑살랑 보일 듯 말 듯 우리들 시선을 잡아끈다. 그러게 말이에요. 왜 이렇게 팔랑 거리지. 내참. 필금이 치마를 단단히 부여잡는다. 그러면서도 땡그랑~ 공을 멋지게 홀 안으로 밀어 넣는다. 우리의 놀림에도 아랑곳없는 멋진 퍼팅이다. 와우. 


생글생글 방실방실 웃는 게 무척 예쁜 그런데 대책 없이 정말 잘 웃는 문정. 오케이! 오케이! 하하 웬만하면 오케이 줄 수도 있겠건만 아니, 돈이 걸린 우리는 야박하다. 웬만한 곳에서 절대 오케이를 주지 않는다. 하하 문정 가까운 공 앞에서 집중 또 집중 신중하기가 말도 못 한다. 그런데  앞핀은 참 힘들다. 앞에 딱 붙이려고 살짝 짧게 치면 아예 그린에 올라가질 못한다. 핀에 상관없이 그린 가운데를 공략하라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게 꼭 홀에 붙이려고만 한다. 땡그랑~ 집중한 문정은 오케이 안 받고도 완벽하게 홀에 꼴인 시킨다. 하하 참 잘했어. 


 


나의 호랑나비 특혜는 끝난 것 같다. 헉헉 헉헉 더위에 영 맥을 못 춘다. 얼굴이 너무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래도 이 화려한 초록빛 잔디. 공이 좀 안된다고 기죽을 거 하나 없다. 아, 하늘에서는 그야말로 지글지글 태양의 열기가 심해지고 티샷 하려 서 있는데 무언가 멍~ 이러다 일사병 걸리는 거 아닐까? 그렇게 태양은 사정없이 우리를 공략한다. 


집중 집중 집중을 해야 공이 끝까지 잘 들어갈 수 있는데 뜨거운 태양 아래 영 집중이 안된다. 그러니 악순환으로 나의 공도 여지없이 무너져 버린다. 그 와중에 정숙의 롱 펏이 땡그랑 들어간다. 우아! 하이파이브. 너무 멋진 펏이야. 모두들 환호한다. 호랑나비 저주는 끝났는가 정숙의 샷은 빵빵 멋지게 더욱 살아나고 내게 주어진 호랑나비 특혜는 끝났는가 쨍쨍 쏟아지는 햇살에 헉헉 헐떡이며 나의 샷은 점점 망가진다. 아, 정말 덥다. 


 


그런데 내 얼굴은 왜 이렇게 화끈화끈 달아오를까? 정숙은 두꺼운 방패 마스크 안에서 안전한 것 같고 태념도 마스크 때문에 안전한 걸까. 나처럼 심하게 고달파하지 않는다. 젤 막내 문정은 얼굴에 아무것도 안 쓰고도 쌩쌩 생글생글 벌겋기는커녕 그저 생기발랄 그 자체다. 나는 이너에 딸린 목부분에서 얼굴까지 올라오는 가리개가 있어 가방을 줄인다고 모든 마스크를 꺼내놓고 아무 마스크도 안 가지고 왔다. 이너의 그 얇은 가리개로는 이 뜨거운 햇빛을 받아내는 게 영 무리인 것 같다. 좀 두툼하게 얼굴에 방패막을 씌웠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가끔 정리한다고 가방을 홀라당 뒤집어 쏟아놓고 꼭 필요한 것만 넣는 요런 게 오늘은 왜 그랬나 싶다. 


그런데 정말 골프는 집중의 게임. 처음에 호랑나비 덕이라 할 만큼 파 보기 행진을 하던 나는 너무 더워 헉헉대며 얼굴이 발갛게 닳아 오르니 급격히 집중도가 떨어진다. 집중이 사라지는 순간 골프는 아주 힘든 게임이 된다. 




어느새 남코스 9번 홀. 그러나 단 일분의 쉼도 없이 그대로 인코스 진행이다. 남코스 다음 동코스. 그렇게 한여름 땡볕이었고 그만큼 운동하는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인코스 들어가려면 카트 5개 정도는 기본적으로 기다려야만 했는데 말이다. 하, 아닌 게 아니라 덥기는 정말 너무너무 덥다. 나의 양 볼때기는 점점 더 시뻘게지고 있다. 아, 어떡해.



헉헉헉헉 인코스로 들어오니 시간이 거의 대낮 3시. 폭염주의! 재난 문자가 계속 뜬다. 외출을 자제하라는. 그런 폭염 경계경보 속에서 우리의 라운딩이라니. 파란 하늘 하얀 구름. 그리고 지글지글 땡볕. 아, 얼굴이 빨개지지만 않아도 좋겠건만 양 볼때기에 열이 확확 나 미치겠다. 


언니, 이온음료 좀 드세요. 이런 무더위 속에서는 갈증이 나서 물보다 이온음료를 마셔주어야 해요. 정숙의 커다란 아이스박스 가방에서는 별거별거가 다 나온다. 그뿐인가. 짜잔~ 이번엔 시원한 수박의 등장이다. 마술 같은 정숙의 아이스백이다. 시원한 수박 아, 정말 달콤하고 맛있다. 아, 이 시원함. 


그러나 한낮의 열기는 대단하다. 쨍쨍 쨍쨍 햇빛이 그 열기를 강하게 뿜어낼수록 헉헉헉헉 나의 신음소리는 높아간다. 하이고 나의 양 볼은 얼음 조각을 갖다 대도 그 시뻘건 열기가 가라앉을 생각도 않는다. 아이고 워쩐디여. 그래도 집중하자. 집중. 집중해서 퍼팅. 실력들이 쟁쟁하다. 이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실력 발휘 다 하고 마는 미소회 멤버들. 하이고 힘들어요. 너무 더워요. 나만 얼굴 벌개서 헉헉대고 있다. 하이고 오오오 땡볕은 그 절정을 이루고 기진맥진 한참 지쳐있을 때 짜잔~ 등장하는 필금표 시원한 미숫가루. 헉헉 더위야 물러가랏. 벌컥벌컥 아니 빠끔빠끔 조금씩 마신다. 아껴 마시느라고 하하.





이 무더위에 지쳐가며 공을 치고도 클럽하우스에 모여서는 그저 즐거워 모두 방글방글 웃음꽃 만발. 총무님의 센스로 중복인 오늘! 모두 삼계탕 메뉴. 뽀골뽀골 맛있는 삼계탕이 한 그릇씩 전달되고 그 맛난 걸 먹으려는 우리는 흐뭇한 미소.  뽀골뽀골 삼계탕을 앞에 두고 깔깔 푸하하하 우리는 즐거워라. 그런데 사실 본격 여름은 8월이다. 그래서 8월 라운딩엔 결석을 해도 결석 비가 없다. 당연히 휴가 등으로 많은 멤버가 빠진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함께 공 치는 것이 즐겁다. 작년 7월인가 8월인가 땡볕 한 여름에 딱 1조가 쳤다. 조촐하니 그렇게 인원이 적을 땐 진지한 대화가 가능하다. 급속하게 친해진다 할까. 그래서 적으면 적은 대로 미소회 라운딩은 참 매력적이다. 


우리는 얼굴 크게 나오는 것에 민감하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는 공평하게 이쪽 끝에서 한방! 저쪽 끝에서 한방. 하하 누군가는 한번 크게 나오고 한번 작게 나오게. 매우 공평한 우리 미소회. 하하 자, 이제 시상식이다. 마법의 아이스박스 먹을 게 끊임없이 나오던 그 박스의 주인공 정숙이 우승을 했다. 처음엔 호랑나비 저주라 하며 그렇게 운이 안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빵! 힘 있게 멀리 날아가는 정숙의 멋진 장타. 우승 축하합니다~


지난번 나와 라운딩 할 때 장타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더니 오호 드디어 롱기스트를 거머쥔다. 순애씨! 그 자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축하합니다. 나의 친구 은경이 행운상! 에구... 하하 행운상은 자기 핸디보다 제일 못 친 사람에게 주는 상인데. 은경도 나만큼이나 더위에 허덕였나 보다. 힘내자 은경. 파이팅!!! 


울산 C.C. 삼계탕은 참 맛있다. 그래서 항상 일찍 떨어져 저녁때는 정말 먹기 힘든 메뉴인데 오늘은 너무 더워 운동하는 사람이 워낙 적어서인지 아직까지 남아 있다. 정말 총무님의 탁월한 선택이다. 모두들 맛있게도 냠냠 삼계탕으로 무더운 중복의 열기를 날린다. 게다가! 게스트 류지화 님의 서방님께서 썰어주셨다는 수박을 우리는 디저트로 신나게 먹는다. 와우, 사모님 공치러 간다고 수박 썰어 넣어주는 멋쟁이 남편! 하하 그렇게 우리들의 시끌벅적 즐거운 식사와 7월 월례회가 모두 끝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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