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2일. 강아지별로 떠난 반려견 이야기
냉장고에 보관된 지 18일째인 우리 집 반려견의 유골단지.
"강물에 뿌려주자"는 엄마의 말에 침묵했다.
강물은 바다로 너무 멀리 흘러갈 테니까.
집 앞 산은 이사를 가면 다시 오기 힘들 것 같으니까.
무엇보다도… 언제까지나 내 곁에 두고 싶었으니까.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서는,
집에 놔두면 곰팡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고.
추모공원에 두면,
내가 세상에 없을 때 혼자 남아 나를 기다릴까 봐 두렵다.
그해, 추운 2월 19일.
춥고 컴컴한 새벽, 유골단지를 챙겨
엄마와 함께 김포로 향했다.
녀석의 유골가루로 ‘엔젤스톤’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녀석과 눈을 맞추며 사느라
어딜 다녀본 적이 없었던 나에겐.
그곳은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그 장소를 본 엄마는 말했다.
“조니가 화장됐던 곳이 여기였네…”
집에서 마지막 아침을 지낸 후,
병원에서 강아지별로 떠난 그 녀석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
예전엔,
가끔은 나도 모르게 밤에 일어나
자고 있는 녀석을 꼭 안아주며 약속하곤 했다.
"내가 자고 있을 때 떠나지 마…
혼자 외롭게 떠나지 마…
내가 눈 떠있을 때, 꼭 인사하고 떠나야 해… 알았지? 꼭…
네가 떠나는 날엔 수의도 입혀줄게.
17년 동안 행복하게 해 준 공로로, 꼭 그렇게 해줄게.
우린 너 때문에 많이 행복했거든. 정말 많이 사랑해."
그날, 녀석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 준 사람은 엄마였다.
고마움을 마음속으로만 전했다. “감사하다고…”
‘그녀의 가슴 아픈 사연’이란 건, 바로 이런 거.
무구한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내가 그 녀석과 어떻게 이별했는지를.
유골단지에는 절반 넘게 유골가루가 남아 있다.
사랑으로 키운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한 줌의 재로만 남은 그 녀석.
'내 새끼… 내가 가장 사랑했었지.
앞으로는 누구에게도 이렇게 사랑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알던 녀석의 그 모습은 아니지만,
두 눈으로 보고도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하얗게 남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3000도의 열로 유골가루를 녹이고 식혀서 만들어진,
갈색과 청록빛이 도는 여덟 개의 엔절스톤.
그건 녀석이 내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만지지 마세요. 뜨거우니까요.”
“조니…
몸이 화장될 때, 살은 타서 공기 중으로 날아갔겠지?
그날 밤, 네 몸이 먼지가 되어 허공을 떠돌다가
바람에 실려 마지막으로 집으로 왔다가 떠나갔기를 바라. ”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두 손으로 감싼 엔젤스톤 상자의 따뜻한 온기가
오랫동안 내 몸으로 퍼졌다.
그 녀석이 내 옆에 누워 있을 때 느꼈던,
그 따스함처럼.
손가락을 보고 노는 줄 알고 "앙!" 그러고 놀았던 날은 왜 잊히지 않을까. 시간의 흔적은 추억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