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2일. 강아지별로 떠난 반려견 이야기
우리 강아지가 일곱 살 무렵.
일주일간 입원할 만큼, 생명이 위급했던 날이 있었다.
끝내 참던 울음을 터뜨렸고, 가족들은 놀랐다.
사건은 몇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어느 날,
안방 이불 위에 붉은 피가 고여 있었다.
강아지를 안고 온몸을 살펴보았지만,
핏자국도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 데려갔지만, 약만 처방해 줄 뿐
“특이 소견 없음”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리고 몇 달 뒤, 출근 전의 아침.
화장실에 데려다 주자
녀석은 배뇨 자세를 취하다 말고
머리만 슬쩍 돌려
“안 나오는데요...”
하는 눈빛과 얼굴 표정을 보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다.
화들짝 놀라 타일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물 한 방울도 없었다.
밖에선 나오지 않을까 싶어
집 앞 전봇대까지 데려갔지만,
녀석은 다리만 들고는
바로 내렸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예전에 본 적이 있다.
오줌을 못 싸면 위급하다는 글.
24시간이면 간 손상,
48시간이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글을.
출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카에게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방광에 돌이 생겨
소변이 완전히 막힌 상태였다.
24시간을 넘길 수 없어
긴급 수술을 해야 했지만.
내가 도착한 밤 9시,
야간 수술이 시작되어
밤 12시 넘어서 끝났다.
마취가 덜 깬 녀석은
혀가 입 밖으로 축 늘어진 채
내 품에 안겼다.
몸도, 마음도 축 처져 있었다.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소변을 뺄 수 있게
바나나 우유 빨대가 튜브가 되어
끼워져 있어 그러지도 못했다.
조카와 함께 녀석을 안고
집까지 걸어오던 가을밤은
무겁고, 유난히 추웠다.
녀석은 더 추울까 봐, 마음이 더 애가 탔다.
강아지가 아파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학원에 말할 용기가 없었던
이 소심한 바보를 둔 덕에,
늦은 밤 수술대에 오르게 만들어
많이, 아주 많이 미안했다.
그래서 가을밤의 찬 공기에
내 눈가에 내려앉은 새벽 이슬 방울을
조금씩 말리면서 돌아왔다.
무슨 생각해?...너로 인해 난 날마다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