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2일. 강아지별로 떠난 반려견 이야기
요관인지, 요도인지조차 구분 못하던 시절.
우리 강아지는 소변 속에 돌이 생기는 요석증으로 1차 수술을 받았다.
눈으로 본 건 아니지만, 피가 섞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물을 적게 마셨다는 사실은 그제야 깨달았다.
물그릇은 늘 채워져 있었기에, 스스로 잘 마시고 있을 거라 믿었다.
결국, 큰일이 터진 뒤였다.
1차 수술 후, 녀석 옆에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작은 몸에 꽂힌 빨대를 통해
오줌이 흘러나오는 걸 보고 안도했다.
수술이 잘 된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곧, 오줌이 다시 멈췄다.
불안이 목을 조였다.
힘없이 누워 있는 녀석을 바라보며,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에 정신이 무너져갔다.
입술은 바짝 말랐고, 생각은 자꾸만 어두워졌다.
수의사는 추석 명절을 보내러 남쪽 끝으로 떠났고,
주사기로 응급처치하는 법을 알려줬지만
혹시라도 잘못될까 봐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명절 당일.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나는 강아지 걱정에 숨이 막혔다.
이 작은 생명을 잃을까 봐,
꾹꾹 눌러왔던 울음을 또 터뜨렸다.
명절이고 뭐고 다 필요 없었다.
세상에서 오직 하나,
나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존재.
그게 전부였다.
그때까지 반려동물에 무심했던 가족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대 병원이라도 가야 한다는 내 말에,
1차 수술 병원장은 자기 학교 선배가 운영하는 병원을
소개해줬다.
우리는 집 근처에 있는 그 병원으로 달려갔다.
굵고 긴 바늘 끝이 작은 배를 향해 내려 꽂힐 때,
나의 몸이 먼저 움찔했다.
그리고 쏟아져 나온 한 바가지 넘는 오줌.
수술 후, 수의사의 손에 묻어 나온
투명한 모래알 같은 돌.
마치 명란젓을 젓가락으로 헤집어 놓은 듯했다.
아마 내가 일하러 나간 동안,
물은 마시지 않고 온종일 하울링만 하고 있었던 걸까.
재수술, 재활, 그리고 일주일의 입원 끝에
녀석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로 물도 많이 마시게 하고
처방식만 먹였다.
두 번의 수술을 연거푸 겪은 뒤,
녀석은 병원이라면 학을 떼었다.
수의사가 최애 간식인 그리니스 개껌을 내밀어도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병원을 나서면,
집과 병원 중간쯤에서 그 눈빛이 나를 붙잡았다.
“아까 그거… 줄 거지?”
길 위에서 개껌을 앙앙 씹던 나의 똥강아지.
지금 너는 어떤 모습으로,
세상의 어디에서 살아 있을까.
혹은 또 다른 모습으로,
조용히 숨 쉬고 있겠지.
언젠가 내가 녀석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
는 것처럼.
녀석도 나를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내 똥강아지는 하늘 아래 어디쯤에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