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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언철 Mar 02. 2021

딩동, 코로나 백신 접종에 동의하십니까?

코로나 백신 접종을 앞두고


'딩동'

문자가 오는 소리에 폰을 들어 확인을 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 대상자로 코로나 백신 접종에 동의하십니까?'라는 병원 의료진에게 온 확인 문자였다.

순간, 멈칫...

'어... 이거 맞아야 하나?'

이게 나의 머릿속에 든 첫 번째 생각이었다.

우리 병원이 행정명령에 의해서 감염병 지정병원이 되고 코로나 환자가 입원한 지 2달 가까이 되어가는 상황이고 나 역시도 코로나 환자 입원 병동 당직을 서고 있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그런 상황이 오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가 막상 백신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 되니 멈칫하게 되었다.

언론에서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 나 역시도 맞고 부작용이 생기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나를 그리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당연히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동의한다고 확인해 주었지만 말이다.


외래 진료 중 요즘 백신 접종 관련해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과연 맞아야 하는 것인지... 맞아도 안전할 것인지... 어느 회사 것이 좋은 건지... 언제쯤 맞게 될 것인지... 등등

의사로 비교적 코로나 관련 연구 정보를 수월하게 접하는 나 역시도 이런 불안감이 있는데 일반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 할 것이며 우리 병원에서 치료받으시는 암 환자분들의 불안감은 더더욱 클 것이고 그중에서도 고령이신 분들과 그 보호자들의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백신의 접종에 따르는 부작용은 없었던 것이 아니라 항상 있어왔다.

매년 하고 있는 독감백신 접종의 경우, 접종 후 몸살 기운이 느껴지고 열감이 있는 약한 부작용부터 접종 후 쇼크가 와서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경우 있고 아주 드물기도 하고 인간관계를 명확히 하기가 힘들 수도 있지만 접종 후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다.

모든 치료나 약은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의 몸은 모두 똑같이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고 치료나 약물에 대한 몸의 반응이 모두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부작용이 있음에도 치료를 시행하고 약물을 처방하는 것은 부작용이 치료나 약물을 썼을 때의 이득에 비해 현저히 낮거나 치료나 약물의 이득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된 백신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일정 정도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은 이미 예측되어 있던 것이고 현재 발생 빈도로 살펴보면 이런 부작용이 접종 후 이득보다 훨씬 크다고 할 증거는 없다.

물론 백신의 효능에 대한 논의는 별개로 따지더라도 말이다.

백신의 접종은 한두 명이 맞는다고 해서 효과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전체 집단의 면역이 생겼을 때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나를 위해 접종하는 것도 있지만 타인을 생각해서라도 같이 맞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앞으로 개발을 거듭할수록 면역력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의사로서 기대하고 있다.


외래에서 백신 접종에 관련된 질문에는 항상 같은 대답을 하고 있다.

"이전 독감 백신 맞으실 때 크게 부작용이 없으셨으면 조금은 맘 편하게 맞으셔도 될 거 같아요. 지금은 맞지 않는 것보다 맞으시는 게 더 이득이실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 병원 접종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 큰 문제만 없다면 맞게 될 것이다.

의사로서 의료진으로서 당연히 맞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해서 코라나가 정리되고 코로나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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