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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언철 Jul 28. 2021

아스피린, 메트포르민,비타민D와대장암


 아스피린, 메트포르민, 비타민D 의 대장암 예방 및 재발 억제 효과에 관련된 건강 관련 기사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실제로 외래에서 문의를 받는 경우가 많다.


 아스피린은 혈관을 막을 수 있는 혈전 생성 억제를 하게 해주는 약이고 메트포르민은 당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고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체내에 흡수된 칼슘과 작용하여 골격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약물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연구 결과들이 많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한 사람들이 대장암에 적게 걸리더라... 당뇨치료를 목적으로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사람들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떨어지더라... 비타민D를 고용량 복용한 환자에서 대장암 재발이 적더라... 와 같은 내용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언론에서 나오는 기사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의학 연구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언론에서 다루는 의학연구들의 대부분은 연구 결과를 위주로 알려주게 되고 연구 방법에 있어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살펴보기 전에 연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분야를 공부하지 않은 대부분의 많은 분들이 이 것까지 살펴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 조금은 유의해서 보셔야 됨을 말씀드리고 싶다. 연구 방법이 인체에서 행한 것이 아니라 암세포나 동물 실험의 결과일 수도 있다. 세포 단계에서의 실험이나 동물실험 결과의 경우는 인체에서 작용하는 것과 다를 수 있어 결과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라 하더라도 우리가 보고자 하는 실험군과 대조군이 잘 못 설정된 연구도 가끔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잘못된 비교로 잘못된 결과를 유도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후향적 관찰연구의 경우 이전부터 이런 약들을 복용했던 분들을 장기간 관찰하여 봤더니 대장암의 발생이 적은 것 같은 경향이 보인 더라 라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지만 이것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관찰했던 환자들의 수가 우리 전체 인구 구성을 대표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잘못 선별된 집단에서 잘못된 결과 유도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에서는 최대한 균등한 조건을 가진 환자들을 무작위 대조군 연구 등을 시행해야 좋은 연구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약물들을 가지고 이런 연구를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약물의 부작용이다. 약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의도한 약물작용 외에 체내에서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아스피린의 경우는 혈전 생성을 억제하게 되어 출혈성 경향을 가지게 된다. 상처가 나면 피가 잘 안 멎을 수 있고 위장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드문 경우이긴 하나 간부전 발생 가능성도 있다. 메트포르민도 마찬가지이다. 당뇨치료제로 혈당을 낮추어 주는 약으로 잘못 복용할 경우 저혈당이라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이외에도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비타민D도 마찬가지로 수용성 비타민과 다르게 지용성 비타민으로 체내에 축적되어 과다복용 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약을 가지고 장기간 복용했을 때 대장암의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문제인데 건강한 사람들에게 장기간 복용을 권할 수 없는 윤리적 문제가 따른다. 그래서 이러한 약물을 가지고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제한이 많이 따른다. 대장암 수술 후 환자들의 재발과 관련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약물과 관련해서 다양한 좋은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으나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있지 않은 것은 근거기반 의학을 추구하는 현대의학에서 아직은 확신할만한 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의사들이 납득할만한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거나 축적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다양한 매체에서 나오는 대장암과 관련된 연구 관련 내용은 조금은 곱씹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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