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수술하고 나니까 가스도 너무 자주 나오고 냄새도 지독한 거 같아요."
"시도 때도 없이 가스가 자꾸 나와서 민망해서 밖에를 못 다니겠어요."
"수술하고 방귀 냄새가 지독해지는 게 나쁜 게 생긴 거 아닌가 너무 걱정돼요."
외래 진료를 보면 수술 후에 잦은방귀와 그 방귀 냄새가 지독하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진료 보시는 분들의 절반 이상은 이에 관해서 나에게 물어보는 것 같다. 한번 대장암에 걸리셨고 수술까지 진행하시다 보니 조그마한 변화에도 신경이 쓰이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대장암 수술 후 검사상에서 별 이상이 없다면 방귀의 횟수나 냄새의 변화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방귀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우리가 식사 중이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삼킨 공기가 배출되는 것이고 대략 20% 정도가 우리 장내 세균에 의해서 발생한 가스가 섞여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방귀 냄새를 만드는 것은 '황' 성분으로 음식물에 포함된 여러 가지 성분들이 분해되면서 '황'성분이 나오면서 냄새가 나게 된다.
방귀 횟수의 경우 일반적으로 하루에 10 ~ 20회 정도 배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대장암 수술을 시행했을 경우 대장의 전체 길이가 짧아지면서 횟수가 늘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술 후 대장은 대략 20 ~ 30cm 정도 짧아지게 되며 성인의 평균 대장 길이가 1m 50cm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짧아지지는 않아서 횟수와는 크게 연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직장암 치료를 위한 수술을 시행 받은 경우 항문과 수술 부위가 아주 가까이 붙어 있고 괄약근 일부까지 절제한 경우라고 하면 방귀가 조절이 안되고 새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양배추, 양파, 오이, 버섯, 무, 콩류, 생선, 튀긴 음식, 맥주, 유제품, 탄산음료, 빨대를 이용한 음료수 섭취와 같이 가스 유발하는 식품을 섭취했을 때 횟수가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다.
방귀 냄새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음식과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냄새를 유발하는 식품으로는 고구마, 달걀, 새우, 생선, 게, 치즈, 파, 마늘, 양파, 양배추, 콩류, 맥주, 비타민류 등이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수술 시행 후 건강식단으로 식사를 하실 경우에 냄새가 조금 더 안 좋다고 하시는 것 같다. 장내 세균의 경우도 수술 시행전 장세척 시행하고 이후 장내세균 변화로 냄새 등이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질문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장세척 후 장내세균총의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2주 정도 지나면 일반적으로 이전과 동일하게 돌아간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대장암 진단 전이라고 한다면 방귀 냄새의 경우 조금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대장암이 진행이 되면서 암조직의 괴사가 일어나고 그런 괴사된 조직에서 고약한 냄새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대장암을 수술받고 주기적인 검사를 받고 있다면 방귀의 횟수나 냄새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
"어르신, 저는 방귀가 안 나오시는 게 걱정인데요. 많이 나오시는 건 좋은 거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방귀는 흔히 많이 알려진 것처럼 장운동의 척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장운동이 원활히 잘 이루어져 가스를 밀어내고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마비 증상이 없이 잘 지내고 계신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니 방귀가 너무 자주 나온다고 걱정하지 마시고 '아~~~ 장운동이 활발히 잘 이루어지고 있구나~~'라고 마음 편히 생각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