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분의 말씀을 들으라

by 박쥐마담

쌍꺼풀 없는 동그란 눈. 그 눈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코. 비비크림 바를 필요 없는 맑은 피부(잡티 하나 없진 않고 점 네 개 정도가 코와 입술 주위에 흩뿌려져 있으나 현대 의학의 도움으로 충분히 제거 가능). 무엇보다도, 성형수술로 깎아 만들 방법이 없는 아담한 두개골. 그 두개골 덕분에 상승하는 등신 비율.


무심한 듯하나 여섯 시면 칼같이 태권도장 승합차에서 내리는 아홉 살 어린 늦둥이 남동생을 데려온다. 우아한 손짓으로 고양이를 불러들이고 건반악기 관악기 현악기를 다룬다. 밥 짓기, 상 차리기, 상 치우기, 설거지, 빨래 널기, 빨래 개기, 화장실 청소하기,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본인 방 걸레질하기에 능숙하고 심지어 최근 외출할 때 모양내려고 입는 셔츠 다림질까지 익힌 그분은, 나의 구원자 큰아들 중2님.


그분이 삶으로 체득하여 툭 내뱉는 파격의 계언(戒言)을 들으라!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이루는 촌철살인의 말씀을 본격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