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누군가 내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잖이 오랫동안 잠에 드는 일이 몹시도 어렵다. 제아무리 잠을 청하려 해도 깨기 일쑤였고, 다행히 잠에 들었다 싶으면 자꾸 안 좋은 것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또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볼 생각도 없던 텔레비전을 켜 두고서는, 네모난 화면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빛줄기를 벗 삼아 한참을 벽에 기대어 있다. 분명 몸은 고단하고, 피곤한데 잠은 잘 오지 않는, 쉬이 잠에 들 수 없는 그런 상태가 며칠 동안 지속되었다.
쉬는 날엔 동이 트면, 정신을 차리기 위해 의무적으로 카페를 찾아 커피를 마시고는 했다. 지금 나의 유일한 희망이자 즐거움이다. 그 시간만은 분명 행복하다. 그렇게 하루에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다 보면, 어느새 어둠이 찾아온다. 잠자리에 들어야만 한다. 그런데 또다시 잠이 오질 않는다. 정말 문제다. 어느 하나를 얻기 위해선,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지금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고 여긴다. 커피를 안 마시면 잠에 들 수 있을까. 그러면 괜찮아지는 걸까.
아무튼 지난밤은, 잠에 드는 것이 유독 힘이 들었다. 의식이 뚜렷하면서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어서다. 무서웠다. 문득 누군가 내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불필요한 것들이 자꾸 나를 괴롭힌다. 이 같은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쓸데없는 것들은 모두 비워내야만 한다. 마음을 잘 다스려야만 지금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 지금 이 계절이 지나고, 따듯한 봄이 오면 좀 나아지려나. 새 계절엔 잠도 푹 자고,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행복하게, 그렇게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