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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Mar 18. 2021

가는 계절이 아쉬워서

끝나가는 계절을 반추했다

봄의 초입에 들어섰지만, 하루 중에 어떤 순간은 손끝이 찰 때가 더러 있다. 불어오는 바람과 공기가 냉기를 머금을 때가 이따금씩 있어서다. 겨울은 분명 지나간 것 같지만, 완연한 봄 날씨라고 말하기에는 어떤 무언가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지금의 나는 그 지점에 서 있다. 해서 끝나가는 계절 속에서, 스며드는 삶이 아까워 무어라도 해야만 했다.


하루는 집 밖을 나섰다. 행선지나 목적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발길이 멈추는 곳이, 가려고 하던 곳이 될 뿐이다. 어딘가 가까워져 있을 때, 생각했다. 이곳을 그렇게도 오고 싶었구나,라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지나가버린, 그리고 가는 계절을 반추했다. 몹시도 단편적인 생각도 해 보았다.


바람과 공기가 좀 더 따듯해지면, 웃는 순간이 조금 더 늘어나지 않을까. 만개하는 벚꽃만 바라보아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지 않을까, 같은 것들.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여긴다. 고민과 걱정을 가득 안고 있으면서도, 늘 의도하지 않게 가벼운 것들도 생각하게 되는 것. 그리하여 지탱해야만 하는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만들려는 그 무엇이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삶이고, 살아 숨 쉼이다. 그렇게 이 계절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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