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빗방울이 너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비가 되어 점점이 떨어지는 물방울이 흩날린다. 너는 물이었고, 눈이 되기도 하였으며 하늘인 데다, 땅이며, 글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바람이 되어 훌훌 떠났다. 빗방울이 머금고 있는 미지근한, 그 정도의 물기가 지표면을 촉촉하게 적실 때가 되어서야 마음의 근간이 모두 내밀하게 전이된다. 그제야 너의 존재를 절감하였다. 빗방울이 너를 오롯이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남이 아닌, 우리였던 시간들을 생각하고는 하였다. 비가 오는 날에는, 늘 너를 마주할 준비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