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어서 한 첫 왁싱

by Tess

태어나서 처음으로 브라질리언, 올누드 왁싱을 받아봤다.

솔직히 아픔보다도, 내 성기를 남한테, 그것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 너무너무 부끄럽고 민망해서 한참 망설였던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그냥… ‘일단 해보자, 저질러보자.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 일단 해!’ 이런 주의라서, 결국 했다.


퇴근 후 집근처의 예약해놓은 샵에 갔다.

아래를 잘 닦고, 밝디밝은 조명 아래 누워 다리를 벌리는데

‘내가 지금 진짜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현실감 안 들었다.


시술은 ‘슈가링 왁싱’이었다.

조금씩, 바깥에서부터 털을 떼어내기 시작하는데—

그 순간부터 부끄러움은 사라지고, 오직 통증만 남았다. 진짜 아프더라.....

샵에 인형도 있고 잡는 봉도 있어서 둘 다 꽉 쥐고 버텼다.

특히 가운데 쪽으로 갈수록 더 아픈데, 순간 ‘야 이거 피 나는 거 아니야?’ 싶어서 밑에를 들여다보기도 했다ㅋㅋㅋㅋ


근데, 처음 하는 거치고는 20분 정도 만에 웬만큼 정리되었다.

그 후 5~10분은 잔털 정리 + 차가운 진정 팩.

얼얼하기도 하고, 살짝 불타는 느낌도 있었는데, 사실 나는 그보다 털 하나 없이 맨 그곳이 더 궁금했다.

사실 뭐 이번 주말에 강원도 가서 비키니 입는다, 섹스의 쾌감과 같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진짜 왁싱하려고 했던 속 마음은 따로 있다.

내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진짜 너무 궁금해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털이 났으니까… 어른이 된 지금까지 털 하나 없는 내 성기는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나, 그걸 왜 이렇게 숨기고 사는 걸까?

혹시 너무 못생겼을까 봐? 아니면 이상하게 생겼을까 봐?

틴더에서 만난 남자들은 자기 성기에 대해 자랑도 잘하잖아.

“곧고 커요” “사진 보내줄까요?” 이러면서.

근데 나는?

내 성기를 자랑스러워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나?

왜 이렇게 이 부위에 대해 수치심을 갖고 있었지?

왜 이렇게 몸의 일부인데도, 보이면 큰일 나는 것처럼 취급하고 있었던 걸까?


산부인과 가도 흔히 말하는 굴욕체어에서 다리를 벌리는 것이 힘들고, 섹스할 때도 그 부위 드러나는 게 너무 불편했었다.

‘이건 보여주면 안 되는 곳, 큰일 나는 곳’

나한텐 딱 그런 인식이었던 것 같다.

근데… 막상 왁싱 다 하고 나서 거울로 보니까, 생각보다 너무 예쁜 거다.


뽀얗고, 불그스름하고, 나름 대칭도 있고.

내가 상상 속에서 “내 거 못생겼을 것 같아…” 했던 그 모습보다 훨씬 나았다.

아니, 그냥 솔직히 말해서 예뻤다.


그래서 거울 들고 열심히 봤다.

보고 또 보고.

‘어? 괜찮은데? 예쁘네?’ 이러면서 또 보고.

앞으로도 아마 계속 이렇게 볼 것 같다.

이제는 이 소중이를 숨기고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소중하게, 귀하게 다뤄줄 수 있을 것 같다.


왁싱하면서 털을 뜯기는 고통을 겪고 나서야,

내가 직접 마주한 날것의 성기.


걔는…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고, 순수한 자태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더라.

물론 틴더 남자애들처럼 사진 찍어 보내고 자랑하고 싶다 이런 건 아니다. 그냥, 이유 없이 나 스스로를 괴물처럼 취급하지는 않게 될 것 같다.


왜냐면 이제는 내가 봤으니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으니까.

보고 싶어서 한 첫 왁싱,

그 후기는 여기까지.


(이 글은 저의 몸과 경험에 대한 기록이며,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일반화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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