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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콩새 May 03. 2021

내가 생각하는 직원 면접, 그 기준은?



처음 한의원을 개업할 때 모든 것이 어려웠습니다. 입지선정, 규모, 인테리어 적정수준 그리고 한국에서는 또 어떤 부분을 제일 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니 "한의원 콘셉트" 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고요.

그중 가장 첫 번째로 힘들었던 점은 함께 일할 직원을 어떻게 뽑아야 하는가였습니다.


저는 북한에서 면접을 받아본 적도 없고, 누구에 대해 면접을 해본 적도 없었답니다. 우선 면접이라는 문화가 북한은 좀~~ ㅎㅎ. 당에서 가라고 하면 가는 거고, 당에서 보내서 왔다고 하면 무조건 받아야 하는 거고. 그런 느낌이 좀 짙어서요. (물론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저와 함께 한의원을 잘 꾸려가야 할 직원들이니 잘 뽑고 싶지만 사실 경험도 없고, 어떤 기준으로 뽑아야 할지가 명확하지도 않고, 한국의 한의원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고, 다른 한의원에서 한 번도 일을 해본 적도 없는 상황이라 제 자신이 한의원에 대한 정보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있어서 저를 도와서 일을 잘 해줄 수 있는 직원을 뽑아야 했습니다.


한의원 직원 면접, 그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무릇 가장 평범하면서 당연한 기준은 환자를 내 가족처럼 돌 볼 수 있는 사람인 거겠죠. 사실 말이 쉽지 저는 이기준은 정말 어정쩡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내 가족처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지 그것이 현장에서 어떻게 드러나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직원이 환자를 내 가족처럼 돌 본다고 할 수 있겠죠.


늘 친절해야 하고, 늘 웃어야 하고, 해달라는 대로 다 해 드려야 하고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친절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저는 사실 오너로서 직원들의 감정도 살피지 않을 수 없거든요. 

간호조무사 선생님들은 육체노동자이면서도 감정노동자입니다. 

의료기관에서 일한다는 것 때문에 힘들어도 참아야 하고, 억울해도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친절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 사회의 분위기인 것 같아요. 


사실은 조금은 불공평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쪽은 무조건 행하고, 한쪽은 무조건 받야 하는 것. 이것이 과연 옳은 걸까요?

환자도 자신을 돌보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부분까지 제가 어떻게 충고할 부분은 도 아니고요.


의료기관의 친절은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저도 늘 친절을 우선 수위에 놓습니다. 또 의료기관에 입사지원서를 내는 분들은 적어도 '환자를 내 가족처럼' 하는 마음 정도는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을 면접할 때 친절이라는 개념을 중심에 두고 면접 보지 않습니다. 

그 친절, 또는 그러한 희생을 어떻게 행할 수 있을지에 목표를 두고 몇 가지 질문을 반드시 합니다.


첫 번째로 면접에서 하는 질문은, 퇴근시간까지 15분 정도 남았습니다. 잠시 후 퇴근하려고 마음도 설레고 옷 갈아입고 나가려고 하고 있는데 환자가 한의원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사실 이 질문도 좀 무책임하죠. 어떤 답도 정답이 될 수 없고, 어떤 대답을 해도 잘못이라고 할 수 없는 모순된 질문이기도 합니다. 한의원 홈페이지에는 퇴근시간 30분 전까지 접수합니다로 되어있다면 직원은 오늘 접수 끝났습니다. 내일 다시 오세요... 해도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시간에 올 수밖에 없었던 환자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매몰차게 접수가 끝났다고 하는 건 그리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죠.

또 현장에 있다가 보면 이렇게 오는 경우가 꽤 있고 때로는 번거로울 때도 있습니다만. ㅎ


정답이 없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직원이 입사하기 전에 한 번쯤 진심으로 이런 상황을 연상하면서 생각해 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실지 출근해서 언제든 부딪치게 될 이 상황에 대한 마음 가짐을 미리 가졌으면 하는 바램때문이기도 , 이 상황에 대한 해결을 원장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두 번째로 면접에서 하는 질문은, 여가시간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환자에 대한 친절이라는 마음가짐은 의료기관에서 일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가시간의 그 사람의 활동을 통하여 성향을 파악하고 싶어서입니다.  

물론 사생활침해의 소지가 있기때문에 답변에 대한 선택권은 면접당사자에게 있습니다. 답변을 해도 되고 답변을 안해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잠을 잡니다, 영화 봅니다. 수다 떱니다.  운동합니다. 책 봅니다. 그때그때 달라요 등등 다양한 대답들을 하지만 대답을 하는 목소리톤, 눈빛을 통하여 그 대답의 진정성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일을 잘할 것이다, 또는 한의원에서 일하는 것이 적합하지 못하다의 평가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입사 후 대화를 할 때 주제를 선정해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면접에서 하는 질문은, 선생님은 자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시가요?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요, 누구나 장, 단점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평상시 생각해 본다면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에 대한 컨트롤을 잘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파악이 되면 일을 맡길 때도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맡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어떤 질문도 뚜렷한 정답이 없겠지만 면접 과정을 통하여 자신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고 그것이 그 사람의 삶이나 한의원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간호조무사들의 육체노동과 감정노동의 대가는 급여뿐일까요?


친절을 모토로 하는 의료기관에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환자들로부터 이러저러한 감정적 스트레스도 받게 됩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하겠지만 간호조무사 선생님들도 하나의 인격체이고 감정이 있고 그 감정에 상처를 받으면 무난하게 넘기기 힘듬니다.


저는 오너로서 이 점을 제가 보듬어주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주고 가는 환자분을 두고 간호조무사 샘과 험담 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우리 직원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그럴듯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주 5일제 근무로 간호조무사 선생님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었으면 했고, 

퇴근 시간은 무조건 칼 퇴근을 강요(?)했고 (제가 퇴근하지 않아도 7시 전에는 무조건 한의원에서 뛰쳐나가기를 권했고), 점심이나 회식에 금액을 가리지 않고 평상시 먹고 싶었지만 쉽게 먹을 수 없었던 것으로 메뉴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혹 환자가 많이 와서 힘들었거나, 스트레스받는 일이 좀 있었거나 했던 날에는 꼭 택시 타고 집에 퇴근하도록 택시비 정도라도 제공했습니다.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제가 미안하지 않으려고 일방적으로 행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로서는 적어도 직원 선생님들이 저와 함께 일하는 동안 무차별적으로 혹사당하지 않았다는 생각 정도는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즐겁게,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일하고 싶었고 적어도 늘 그런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오너는 오너이고, 직원은 직원일 뿐이라는 생각도 어쩔 수 없습니다.

받을 때는 고맙고 좋았지만 자기의 이해관계에 손해가는 일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것에 대해 때로는 저도 서운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오너는 자기가 베푼것만 생각하기 마련이고, 직원은 받았던 것보다 자기가 억울했던 것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해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정말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일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과연 있을까요?

공상입니다. 없을 것 같습니다.

쉽지 않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겠죠.

오너나 직원이나 모두가요. 그것이 서로서로 다 좋은것이 아닐까요?


물론 제가 지금까지 과정중에 겪으면서 생각하는 관점이므로 달리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Image by Clker-Free-Vector-Image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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