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구름 속에 들어온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해운대 근처에는 종종 해무(바다 안개)가 생긴다. 높은 아파트들 중에는 그 해무에 가려지는 곳이 있었다.
어릴 때는 ‘구름 속에 사는 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하며 그 구름에 가려지는 곳에 사는 사람이 정말 부러웠었다.
어느 날 밖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안개에 가려 우리 집이 보이지 않았다. 신나서 뛰어 올라갔다. ‘드디어 우리 집도 구름에 들어왔어!’
집에 들어와 보니 창문 밖은 하얗기만 했다. 정말 구름 속에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머진 다 그대로였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내가 어지르고 간 방, 남아 있는 숙제. 모두 그대로였다.
집이 구름 속에 들어온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