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영화처럼, 그렇다면 영화가 일상인가?
일상을 영화처럼 보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영화는 일상일까?
사실 모든 직업군과 영화를 대조해 본다면, 그리 불가능한 일도 아닐 터이다.
디자이너에겐 하나의 '서비스' 혹은 '물건'을 설명하기 위해 소비자 친화 디자인을 하는 것이 영화에선 곧 미술이 될 수 있다. (*물론 극단의 예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기획자의 업무에도 대조해 볼 수 있다.
기획이라는 것의 정의를 살펴보면, "어떤 일을 꾸미어 계획함."이라 한다.
즉, 기획자는 어떤 일을 꾸미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굉장히 파란만장한 모험가가 된 것 같지만, 사실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기획자는 다른 직군과 다르게 먼저 '장면'을 먼저 그리게 된다.
이 제품이 사람들에게 필요할 것인가?
이 서비스는 사람들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가?
라는 물음표 살인마가 되는 것이 곧 기획자의 직업병이기도 하다.
이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날 페르소나를 정의하고, 상황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여
짜잔-하고 소비자 앞에 소개하는 것이다.
장면을 먼저 생각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어떤 일을 꾸미어 계획함'에서 '어떤 일'을 주로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일 듯하다. 이 기획이 세상에 어떤 장면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라는 거대한 포부를, 기획자라면 꿈꿔 봤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영화에서는 어떨까?
영화감독 또한 '왜'를 달고 산다.
이 인물은 왜 이런 성격이 되었는지, 하필 왜 그 시간대로 설정해야 하는 것인지.
왜로 설명되어야 하는 장면 투성이이다.
이 '왜'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매 스텝 회의마다 아주 그냥 질문으로 맞을 수 있다.
영화에서 한 장면 장면은 모두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 그렇다 보니, 관객의 입장에서는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볼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의도 없이 담긴 컷이 비약적으로 확대되어 간혹 관객에게 오르내리는 재미난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예술은 해석하는 사람의 몫이기도 하니까)
가끔은 문득 떠오른 그 장면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영화를 구상하기 시작하는 감독님들도 계시다.
하나의 장면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그에 맞는 이야기의 살을 붙이고 인물을 구성하여 그 인물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초기에 생각했던 장면과는 다를 수 있지만, 머릿속에 있던 장면을 그대로 꺼내어 만든 작품만큼 카타르시스가 큰 것도 없다.
아무튼, 이렇게 일상이 곧 영화고 영화는 곧 일상이 된다.
영화감독처럼 기획자도 장면을 먼저 생각하게 만들고,
그 장면은 곧 그림이 되어 여러분 앞에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