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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Dec 29. 2016

새우처럼 연약한 우리

서울, 외롭거나, 혼자인 모두에게

이건 마치 인디밴드의 노래같기도 해

아니면 꼬마 인디언의 노래

그러니까 그냥 부르면 돼

콧소리를 흥얼거리면서 그냥, 그냥.




겁이 나는 밤에는

창밖의 가로등이라도 가만히 손을 부여잡고

위로받고만 싶어


도시의 사람들은 꿈에도 값을 매기지만

불빛을 조금 나누어 쬐는 일은

아직 별다른 비용을 요하지는 않아


어디선가 흘러왔을 전선속에서는

고운 감색 입자들이 부지런히 흐르겠지


오늘의 불면증은

깜빡이는 시계소리 때문이야

애꿎은 탓도 해보고


건너편 방 사는 사람은 벌써 잠들었을까

뒤척이는 숨을 따라서 쉬어보기도 해



우주속에 완전히 혼자라는 생각이 들면

그제서야

잔뜩 몸을 움츠리고 새우처럼 연약해질 수 있지


가로등 속에 모닥불이 있다고 상상하면

하늘벌레들이 왜 그리로 숨어드는지

조금은 알것도 같아


모두가

따뜻해지고 싶어서야


그리움을 더듬어

누울 자리 하나 찾고 싶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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