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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딴짓 Apr 11. 2024

그래서 얼마를 모아야할까

이것은 나의 인생에서 돈에 관한 것만

떼어쓰는 기록이고


그 네 번째다.



돈만큼 모으기 쉬운 것도 없지.


그래서 얼마를 모아야 할까, 에 대한 답을 할 것이고


답부터 말할 거다.

무조건 많이 모아야 한다고.


10억 100억 1000억...

그냥 계속.


모아 어따 쓸 거냐고?


걱정 말라.

쓸 데가 없겠나.


이런 무책임한 목표를 제시하는 데에는, 돈을 모으는 사람들의 특권을 먼저 설명해야겠다.


특권이라 함은, 당신은 돈을 모으는 게 아주 쉽다. 은행에 저장만 하면 된다. 저장을 위해 은행에 갈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것 없지 않은가.


그래. 큰돈을 모으는 게 어렵다는 거지.


돈을 저장하는 행위는 아주 아주 아주 쉽다.


우표 수집 취미를 떠올려보자. 우표 수집을 위해, 마음에 드는 우표를 찾고, 얻고, 없을 수도 있고, 여튼 찾아서 얻었으면, 보관하고, 그 전에 보관 장소도 만들고, 관리하고, 그러면 집구석에 공간을 차지하고, 이사할 땐 또 가지고 가고, 잃어버리고, 찢기고.


정말 잘 관리한다고 해도 어디 박물관에서, 상주 관리인을 두는 게 아닌 이상.

그것의 형태는 점점 낡아갈 것이다.


돈은? 비교에 대한 설명은 구태 하지 않아도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그래도 해볼까. 숫자만 옮기면, 은행이 저장 관리 보관 거저 해준다. 이사할 때도 그대로 있다. 집에 공간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다. 공간 대여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다는 뜻인데, 되려 은행은 돈을 보관했다고 돈을 준다.


내 말이 맞지?

쉽지?


돈을 모으는 건, 최고로 쉬운 수집 취미다.


질문을 던졌던 처음으로 가본다.

그래서 얼마나 모아야 하까.


내 돈이 1원이라도 늘어나는 게 싫다, 할 때까지 아닐까?


이렇게 쉬운 걸.

특권을 왜 누리다 마려고.


하물며 당신이 1조원을 모아도, 뭐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다.


-

...라고 말하면 그럴싸한가. 조금 설득될 뻔 했다면, 상기 내용이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일 거다. 사실이다. 돈 모으기는 실제 쉽다.


돈 모으기에 대한 마음이 좀 가뿐해졌기 바란다. 그러니 이 마음을 가지고, 하기 내용에 불편함을 갖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3편에서 밝혔듯 나의 글은 돈을 모으는 정보를 담지 않는다. 돈을 모으는 마음을,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하는지 그것을 공유하고자 함이다.


돈을 저장하는 행위가 쉽다는 걸 알았다고, 당장 계좌에 100억원을 넣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는 ‘진짜’ 얼마를 모아야 할까.


모른다.


분명한 건,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이번 생에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원하는 만큼이라 하면, 이렇게 표현해보자.


돈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 만큼.


물론 그런 삶을 일궈낸 이들이 있다. 꽤 많다. 하지만 그게 당신은 아닐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신은 10년 뒤에도 드림카를 타지 못하고, 드림하우스에서 살지 못할 가능성이 아주아주 크다.


10년 뒤에 드림카를 타는 것은, 지금 당장 드림카를 갖게 되는 것과 또 그 값어치가 다를 일이다.


이루지도 못하고, 소용도 없을 일인 돈 모으기. 그럼에도 돈 모으기를 때려 칠 수도 없다. 돈은 있어야만 하니까. 현 지구에서 공기 다음으로 생의 가장 중요한 필수 요소니까.


어쩔 수 없이 계속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계속해야 하는 것인데, 그것에 목매달지 않길 바란다. 그러니 조금은 여유로운 태도를 갖길 바란다.


우표 수집과 비교했듯,

돈 모으는 게 취미라는 듯.


어렵지 않다는 듯.


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질 것임은 분명하기 때문에.

천천히 오래 가길 바란다.


물론 목표가 있으면 의지를 다지기 쉽다. 그리고 목표의 중요성에 대해선 귀에 박히게 들었을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에겐 뚜렷한 목표가 있다, 목표가 있어야 길을 잃지 않는다, 목표부터 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나의 경우, 목표는 도전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기도 했다. 달성하지 못하면 실망하니까.


오래 하고 싶으면 돈 모으기에 상한을 두지 말자. 10억을 모을 거야 100억을 모을 거야, 하고. 당신들 상황이 그 정도는 목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나의 글을 읽는 이들은, 돈을 모으는 방법은 고사하고, 돈을 모을 의지를 유지하기조차 힘든 이들을 위해 쓰인다.


그들의 경우 10억은커녕 1억 모으기도 결코 쉽지 않을 일이다. 어렵다.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 주 원인이다. 평생 해야 할 일이다. 근데 어렵지 않다. 그러니 조금은 여유를 지녀보자. 쉽고, 이 세상 어떤 것들보다 모으는 일에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게 돈이란 걸 알고 있자.


-

그럼에도 구간에 대한 단기 목표는 물론 ‘부스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언제까지 최소 얼마는 모아야겠다, 라는 목표는 그 기간 동안 나의 소비와 저축 습관을 설정하는 중요한 지표다.


그런 미션 정도는 갖기에 충분히 가치 있다.


나의 경우는 4년 내 1억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이유라 함은, 여러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 블로그, 온라인 글에서 1억원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 콘텐츠들의 설명은 이러한데, 1억원 모으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한다. 그 뒤로는 돈 모으는 것에도 가속도가 붙어 점점 수월해진다고.


1억원을 모으면, 2억원에 도달하기까지, 그러니까 그 다음 1억원을 모으는 것은 훨씬 쉽다는데. 하나같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시기, 노력이 들었다고 후기를 전한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24살에 1억원 모은 99년생’의 근황이 화제다. 4년간 알뜰살뜰 모아 1억원을 모았다는데, 이후 2년 만에 2억원에 도달했다는 내용이다.


정말인가보다. 1억원 모으면, 그 다음 1억원 모으기까진 절반 만큼인가 보다.


나는 지난해까지 학자금대출을 갚고 올해부터 자산 0원으로 시작한 케이스다. 나의 소득 수준은 또래군과 비교해 평균 이하다.


투자는 함부로 못하고 예적금으로 목돈 모으기를 시작했는데, 조금 극단적인 저축을 하고 있다. 최소 생활비를 제외하고 월에 170만원을 저금한다. 1년이면 2040만원이다.


이 속도면 목표인 1억원을 모으기까지는 5년이 걸린다. 앞에서 말한 나의 시기적 목표는 4년이다. 그렇다 나는 연간 평균 500만원을 더 모아야한다.


그럴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 중이다.


물론. 위에 적은 돈 모으기가 쉽다는 마음가짐이, 지금 고민의 해답을 주진 않는다. 그럼에도 어차피 계속 해야 할 거, 1억원 모으면 또 2억원 모으고, 10억원 모아야 하는 것. 장기전이다 싶어서, 조급하진 않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렇게 수집한 돈은 차곡차곡 저장 중이다.

마음 가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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