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해준 점심을 못 먹는 요즘
점심을 어떻게 먹어야 하나.
애들 방학 때는 뭐라도 만들어 먹었는데
개학을 하니 애매해진다.
간단하게 수제비를 끓여 먹기도 하고
더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먹기도 하고
오늘은 맛있는 게 먹고 싶어서
맛집을 찾아 나선다.
집에서 한 시간 정도만 걸어가면 되는데
가는 길이 이쁘다.
오늘은 미세먼지도 줄어들어 하늘도 파랗다.
땀을 흘리고 코를 훌쩍거리면서 산길을 걸어
도착한 너럭바위에서
수건을 깔고 라면과 김밥을 놓는다.
찬 바람이 불수록 라면 맛은 더 깊어진다.
찬 바람에도 봄이 느껴진다.
3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