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어느 월요일

by 영희

오늘 오전 나는 겨울잠 자는 곰처럼

침대에 웅크리고 있다.

잠은 자도 자도 끝이 나지 않을 것처럼 몰려온다.

꿈속에서는 몇 번이나 일어났지만

나는 아직 침대 속이다.


매우 나쁜 미세먼지가 지나가고

산은 초록색이다.

산에 가고 싶어졌다.

이렇게 계속 누워있었는데 산에 오를 수 있을까.

물통을 하나 들고 산에 오른다.


신록의 산.

새로 나온 잎들은 눈부시게 연둣빛이다.

연둣빛 잎이 자라고 분홍 꽃이 물든다.

호롱호롱 새소리와 귓가를 맴도는 벌레소리

조용한 산은 매우 바쁘다.

내 발걸음도 바쁘다. 기분 좋은 숨이 찬다.


별 거 아닌 것 같다.

아들의 중간고사 성적이 별로인 것도

남편이 요즘 말수가 줄어든 것도

잠이 많이 오는 나를 보는 것도

별일이 아닌 것 같다.


필요한 건 그저 웃는 것

넉넉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응원하는 것

산에 오르는 것.


별 것도 아닌 일로 달달거리지 않는다.

조급한 마음을 잠재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