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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희 Jun 08. 2024

지금 이 시간

나는 요즘

애써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

그래서

변수 없는 시간에 산다.


그러면서

변수 있는 삶을 부러워하거나

그래야 하는데 안 그런다고 종종거리지 않는다.


나는

이 고요하고 잔잔한 날들을

잠잠히 받아들이고

내 삶 구석구석 흡수하며 이 시간을 보낸다.


오전에는 요가를 하며 땀을 흘리고

잠이 오면 잠을 자고

걷고 싶으면 산책을 한다.


금요일에는 시 낭송을 하고


저녁에는 작은아이 영어선생님이 되고


자주 큰아이 독서실 총무가 된다.


과일을 깎고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한다.


자주

시장에 가서 나물을 사서 무친다.

나물이 바뀌는 건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말이다.


살아온 시간 중 가장 여백 있는 삶을 산다.


이 시간을 흠뻑 느끼고 싶다.

무료하면 무료한 대로,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이 삶을 잘 누려야

다가올 지금보다 바쁠 나의 시간도

분명 잘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안다.


사랑한다.

초여름, 아름다운 나의 영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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