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인사이동으로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고 한다.
나는 본가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역이다.
기차는 눈앞을 스쳐 각자의 목적지로 가고
나는 이렇게 기차역에 앉아있다.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며.
본가에서 서울까지는
육지 이 끝에서 저 끝까지지만
나는 느리게 가는 기차를 탈 것이다.
느리게 가면서 천천히 생각할 것이다.
나는 이 기차를 타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런데
느리게 가는 기차가 있을까
기차가 이렇게 빠른데
내가 지금 울컥하는 건
무엇 때문인지
영희야. 사랑해. 엄마의 말 때문인지
잘 올라가. 아빠의 목소리 때문인지.
잘 쉬다 와. 하던 남편의 배려 때문인지
엄마 빨리 와. 아들의 말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미안한 마음. 그럼에도 굳건해야 한다.
내가 아무리 느리다고 우겨도
기차는 이렇게나 빠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