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늦가을
차가운 공기가 코속으로 훅 들어온다.
안개 자욱한 다리를 건너서 트램을 타고
파머스마켓을 들렀다가 비셰흐라드에 왔다.
날씨가 흐려서였는지 감흥도 없고
여길 꼭 와야했나 싶었다가
근처 식당에서 먹은 점심이 맛있어서 잘 온 곳이 되었다.
그런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실은
맛있었지만 조금 느끼했다
한식을 찾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방에 고이 모셔둔 햇반과 컵라면이 그리웠다.
시차와 힘겨루기가 쉽지않다.
그러나 꾸역꾸역 나를 달래서 온
천문시계앞에서 마음이 들뜬다.
드디어 프라하에 왔구나.
천문시계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전경은
여기가 프라하임을 너무도 잘 알려준다.
그러나 다시 시차와 힘겨루기가 시작되고
커피를 마시러 시민회관에 들렀다.
커피를 마시다가 순간 그 분위기에 빠져들어
내가 단순히 여행자가 아닌
이 공간과 시간에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피아노 연주가 끝나면 박수를 치고
커피를 마시고 사람들을 둘러보니
뭐랄까 지금의 내가 실감이 나면서도 뭔가 아득하게 느껴지는 것이
문득 시간이 공간이 나를 이 곳으로 데려왔구나 그런생각이 들었다.
이런 순간이었나. 내가 원했던 여행은.
날이 저물기 전 다시 까를 까를교로 간다.
어제 본 건 까를교가 아니었나.
흐리기만 한 어제와 달리
오늘은 노을도 사람도 강아지도
하나하나가 낭만이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앉아있으니
가족생각이 더 간절하다.
서울은 한밤중이겠구나.
보고싶다. 내 가족.
그리운 나의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