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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의 깃털 Sep 27. 2019

반려동물 이야기 99

유에프오(UFO) 소녀, 행복이

우리 집에 유에프오(UFO) 소녀가 출몰했다. 그녀의 이름은 행복이다.


행복이가 앞발에 '곰팡이성 피부염'이 걸렸다.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 최근에 증상이 심해져 부득불 넥 카라를 씌우게 됐다.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곤 자고 먹고, 그 외 남는 시간엔 발꼬락 핥는 일이 전부니 도통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넥 카라는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때 어멍의 눈에 들어온 신박한 아이템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어이 거기 초대형 인절미~ 그거 목에 두른 거 뭐야?

저 'UFO 넥 카라'. 기존 제품과는 다르게 딱딱하지 않아, 반려동물들이 훨씬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신개념 넥 카라다. 바로 저거야. 저걸 씌워야겠어. 신난 어멍은 발 빠르게 행복이에게 새로운 아이템을 적용해 보았다. 그 결과는 대만족. 어리석은 행복이는 저것이 넥 카라인 줄 짐작도 못하고 전용 목베개인 줄 알고, 아주 몸과 일체를 이룬 듯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 중이다.


어멍이 어느 날 개편안한 목베개를 선물했다. 히힛~

사실, 우리 행복이는 성격이 하도 좋아(?) 일반 넥 카라도 하루 이틀 정도면 쉽게 적응을 하는 편이다. 그러니 저 UFO 넥 카라 적응은 식은 죽 먹기인 셈. 포기가 빠르고 둔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성격이 넥 카라를 씌워야 할 때는 퍽 도움이 되는 것이다. 아마 우리 예민한 싸이였다면 하고 있는 놈도 지켜봐야 하는 나도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바보 개니 뇌가 맑으니 멍청하느니 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욕을 해대지만 사실 행복이는 순한 데다 둔하기까지(?) 해 예민한 싸이에 비해 어떤 면에선 케어하기가 참 쉽다.


밥을 먹을 때도 문제가 없다. 오호홋~

하루 이틀 해야 하는 넥 카라가 아니어서 신박한 아이템에 흡족해하며 지내고 있는데 웬걸 저 넥 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저 넥 카라를 쓰면, 앞발만 핥을 수 없을 뿐이지, 뒷발이나 다른 곳은 얼마든지 핥을 수 있다는 점. 자고로 넥 카라는 어디든 핥을 수 없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거늘. 앞발 빼고 뒷발이나 궁둥이 쪽은 핥을 수 있으니 반쪽자리 기능만 하는 물건인 셈이다. 


야외활동도 문제없다. 오호홋~

증상이 제일 심한 곳은 앞발이니 당분간 나을 때까지 UFO 넥 카라를 사용하기로 했다. 피부염은 생각보다 심각해서 장기적인 치료가 될 모양새니 지켜보는 나는 사실 걱정이 많이 앞선다. 그런데도 넥 카라를 착용한 행복이 모양새가 우스워 안 그래도 행복이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는 나는 걱정하는 마음을 쉬이 날려 보낸다. 아픈데도 불구하고 신묘한 재주로 어멍을 웃을 수 있게 해 주는 우리 행복이는 어쨌거나 저쨌거나 매우 특별한 반려견인 셈이다. 나는 아주 특별한 반려견과 함께 산다. 그녀의 이름은 어멍을 행복하게 해 준대서 '행복이'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제2의 용도까지. 

UFO 우주소녀 행복아~ 고생 많다~

부지런히 약 먹고 열심히 치료해서 언능 낫자꾸나^^


결국 그냥 평범한 넥 카라로 돌아왔다. 얼굴이 긴 건지 넥카라가 짧은 건지, 덕지덕지 수선한 넥카라를 하고 곤히 잠든 개불쌍 모드 행복이.(어멍~ 내 목베개를 돌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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