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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의 하루

행복이는 잠자느라 바쁘다

by 달의 깃털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에 집에 '카메라'를 설치한 사람이 많다.


나도 설치한 지 일 년이 넘어간다. 반려인들은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 우리 집 강아지들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을까 하고. 초반에 굳이 설치하지 않았던 이유는 대충 그림이 뻔했기 때문이다. 주말에 온종일 함께 있어보면 대개가 잠만 자므로. 특히 행복이는. 그러다가 웹캠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고, 걱정이 덜 할까 싶어 카메라를 설치했다. 나의 예상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거의 하루 종일 잠만 잔다. 특히 행복이가. 가끔 지인들에게 웹캠을 보여주면 다들 한 마디씩 한다. '이거 동영상 맞아? 정지화면 아니야?'


강아지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12~15시간이라고 나와 있다. 경우에 따라서 18시간 이상을 자는 강아지들도 있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저 경우에 따라 '심하게 많이 자는' 강아지가 바로 우리 집에 있다. 내가 면밀하게(?) 계산해 봤는데 평균 18시간을 잔다. 졸고 있는 시간을 포함하면 20시간 정도. 다르게 말하면, 새벽에 나랑 산책하는 시간과, 내가 퇴근한 후 1~2시간을 빼고 나머지 다 다 졸려서 멍 때리는 시간 + 자는 시간이란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행복이는 자는 모습만 봐도 웃음이 빵 터진다. 아마 '재 또 자?' '설마 또?'라는 심정일 게다. 자는 모습 하나 만으로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신비한 강아지가 우리 집에 산다. 저래서 내가 '행복이'라고 이름 지었나? 싸이 자는 모습은 하나도 우습지 않다. 예쁘다. 너무 예쁘다. 천사처럼 예쁘다. 그런데 행복이는 우습다. 너무 우스워 가끔 실제로 웃음이 빵 터진다. 혼자 살면 사실 크게 웃을 일이 많지 않은데, 행복이 덕에 나는 자주 웃는다. 때론 소리 내어 웃고 혼자 머쓱해하기도 할 정도.


KakaoTalk_20171012_150631604.jpg 때론 나의 침대를 침범해서 자고~ (행복아~ 어멍은 어디서 자란 것이냐?)

KakaoTalk_20170929_173723879.jpg 더울 때는 화장실에서 자고~ (여름엔 욕실에서 살다시피 한다)

KakaoTalk_20170929_173728306.jpg 저 넓은 거실을 두고 왜 하필 거기서 그런 자세로? 싶게 자고~

KakaoTalk_20170929_173725174.jpg 때로는 사진 찍는 어멍도 민망한 자세로 자며~ (행복아~ 그나마 좀 괜찮은 걸로 올렸다~)

KakaoTalk_20170929_173725434.jpg 때로는 구석에 짱 박혀 자기도 하고~

KakaoTalk_20171012_150632145.jpg 어멍이 밖에서 일할 땐 마당에서 주무시기도 하고~ (어멍은 죽도록 일하고 있는데 ㅠㅠ 팔자 좋구나~ )

KakaoTalk_20170929_173724444.jpg 가끔, 어쩌다 한 번씩은 자는 모습이 천사처럼 보일때도 있고~

KakaoTalk_20171012_150632391.jpg 그래도 역시 싸이와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로 잠잘 때가 가장 이쁜 순간~

자는 모습 하나 만으로도 어멍을 심쿵하게 하는 '신비한' 강아지 행복아~ 하루 종일 잠만 자도 좋으니 ㅎㅎ 우리 이대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꾸나


이상 자고 자고 자고 또자는 행복이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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