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 달간 읽었던 개발자 관련 뉴스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스타트업 채용 담당자로서 수시로 재밌게 하고 있는 일들 중 하나는 채용과 관련된 뉴스들을 스크랩하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 채용은 그 트렌드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보니 사내 슬랙을 통해서도 간간히 기사들을 공유하곤 하는데, 하나의 게시물의 형태로도 한 번 정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줄곧 해오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스타트업 개발자 채용과 관련한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기사 몇 개와 함께 전반적인 흐름을 나름대로 정리해 봤다.
경기침체 온다지만…"개발자 뽑아요", 2022.07.05, 이데일리
7월 초까지만 해도 하반기 역시 이른바 '개발자 모시기' 트렌드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예산을 정하지 않고 채용하겠다"며 개발자 채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회사도 있었고, 개발자 공개 채용이나 인재 추천 등 경력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채용 전형들이 연이어 오픈되었다.
치솟던 IT 개발자 몸값 '급브레이크', 2022.07.31, 한국경제신문
그러던 와중, 미 연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본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건 스타트업 채용 시장이었다. 벤처 투자가 위축되고, 투자 유치가 불발되면서 스타트업의 채용 속도 역시 급격히 둔화됐고,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들에서도 연봉 상승률과 인센티브를 줄이면서 인건비를 포함한 개발자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축소해가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보이는 현상이다.
스타트업 인력 '대 이동'...투자유치 불발에 억대 연봉도 옛말, 2022.08.02, 인베스트조선
일각에서는 개발자 평균 연봉이 내려감으로써 반사 이익을 보는 회사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투자 불발로 인해 폐업하거나, 구조 조정 등 인원 감축으로 인해 좋은 개발자를 어쩔 수 없이 내보내야 하는 회사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때가 인력 영입을 위한 자금이 비교적 충분한 회사들에게는 지금이 오히려 좋은 경력 개발자들을 채용하기에 적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몰려갔던 개발자들, 대기업으로 U턴, 2022.08.10, 조선일보
앞서 말했던 반사 이익을 보는 회사들 중에서는 대기업들도 꽤나 많이 포함되어 있다. 스타트업에서 대박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체감하는 개발자들이 팀 단위로 대기업 이직을 시도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은 스타트업 업계의 파격적인 대우 때문에 개발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대기업들은 그들의 안정성을 무기로 개발자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고, 분사 후 상장을 전제로 한 사내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가지고 있던 경쟁력을 그들의 방식으로 빠르게 재구성하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은행권 역시 이런 상황을 기회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 앱 '삼쩜삼', 간편 송금 플랫폼 '토스'를 비롯한 여러 핀테크 기업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들이 금융 영역으로의 확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금융업계 경험을 쌓으려는 개발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처럼 파격적인 보상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대기업으로의 이탈을 막기 위해 스타트업에서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