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냄새가 났다

# 가을의 한가운데서 겨울을 맞이하다

by 크랜베리

오랜만에 미용을 하고서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결혼과 관련된 책들을 골라 도서관 쇼파에 앉았다. 결혼, 아직까지는 미지의 세계. 나의 결혼은 어떤 모습일까.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내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나는 좋은 아내, 엄마, 며느리가 될 수 있을까. 상상만으로 모든 걸 가늠할 순 없지만 반드시 좋은 가정을 꾸리리라 다짐해봤다. 화목한 가정을 일구자는 부푼 꿈을 안고서.


골라온 4권의 책 중 몇 권의 책을 뒤적뒤적해보다 2권만 빌려 다시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와 이제는 춥다" 도서관 정문을 나서자마자 쌀쌀한 날씨가 체감되었다. "이제 겨울이 오나보네" 오늘 날씨는 유독 추웠다. 긴팔, 긴바지인데도 시월의 날씨가 이렇게 추웠었나 생각했다.

겨울 냄새. 겨울 냄새가 났다. 군고구마와 붕어빵과 노란 귤이 생각나는 계절. 문득 2개월 후면 크리스마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크리스마스가 좋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달에 가장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날이라는 환상은 어렸을 때부터 벗겨지지 않았다.


막연히 연애를 하게 된다면 연인과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낼까 상상해보고 설레 하던 어린 날의 내가 있었고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던 더 어린 시절의 내가 있었다. 난 내 생일도 무덤덤해진 나이가 됐는데 왜 크리스마스는 아직도 내게 낭만적인 날일까. 왜 나는 아직도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걸까.


이제는 결혼한다면 남편과 아이들과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까 상상해본다. 크리스마스트리도 꾸미고 아이들 몰래 장난감 선물을 사놓고 저녁에는 겨울왕국을 다 같이 보는. 마시멜로우와 핫초코를 간식으로 먹고 고기와 파스타를 식사로 먹는 그런 크리스마스.


그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전 우리 엄마 아빠와 동생과도 예쁜 크리스마스를 맞아야지.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현금보다는 개성 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 꼭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해야지. 크리스마스 전에 쇼핑을 하러 가야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며 산책 겸 운동 겸 탄천을 도는데 진짜 이제는 겨울인가 싶게 겨울 냄새가 났다. 다음 주 출근 때는 외투를 꼭 챙겨 입어야지.


탄천을 도는데 노을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핑크빛 하늘이 아름다웠던 오후
겨울이 스리슬쩍 고개를 내민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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