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새가슴
# 얼굴은 빨개지고 괜히 쿵쾅쿵쾅
마치 나쁜 짓을 하다 들킨 것처럼 나는 얼굴이 빨개지는 게 너무 싫다. 하필이면 이놈의 고질병은 언제나 나를 괴롭게 했는데 사춘기 중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빠짐없이 날 괴롭혔다.
특히 남자 친구가 생기면 오히려 이 병이 더 도지곤 했는데 빨개진 얼굴을 누군가에게 들키는 게 (특히 남자 친구에게) 무척이나 수치스러웠다. 얼굴이 빨개지는 게 누군가를 좋아해서 그런 것처럼 비칠까 봐 그게 너무 싫었다. 막상 다른 사람이 빨개지는 건 그냥 그려려니 하는데 왜 나는 나 자신이 그러는 게 소름 끼치게 싫은 건지...
얼굴이 빨개지는 거에 대한 거부반응 때문에 더 빨개지는 건지 새가슴인 나는 괜히 쿵쾅쿵쾅 심장이 쫄린다. 특히 특정 인물에 대해서 한번 빨개진 적이 있으면 그 인물은 당장에 블랙리스트가 되어버린다. 또 마주치게 되면 또 빨개질까 봐 머릿속에서 자꾸 그 인물을 떠올리고 경계한다.
다음에 그 사람과 마주치면 또 빨개지면 어쩌지 하고 걱정을 하면서 그 사람을 마주치는 장면을 시뮬레이션 몇 번 해보며 다음엔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 진정시키다가 결국은 그 사람을 또 마주치면 빨개져 버리는 것이다!
젠장!! 나는 왜 이렇게 심약한 심장을 타고났나...
다행인 건 내가 이런 새가슴을 가진 사람이란 걸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오해만 자꾸 받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다행히도 괜찮다고 해줘서, 안심하라 해줘서 고맙다. 앞으로 다시 얼굴 붉힐 일이 아예 없진 않겠지만 그때마다 너무 놀라지 않으려고 한다.
(헤헤 고마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