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하는 엄마에 관하여
#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를 읽고
***앤절린 밀러의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를 읽고 난 독후감입니다.***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 - 인에이블러]
저자 앤절린 밀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도 타인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순 없다는 걸 강조했다. 특히 그 타인이 자식이어도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에이블러"라는 개념은 이상적인 가정을 꿈꾸어 배우자나 자식들이 어떠한 어려움을 겪을 때 자신이 책임지고 도맡아 대신 어떠한 일들을 처리해주려 하거나 그들이 겪는 불행엔 자신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말한다.
저자가 겪은 일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그녀는 결혼할 당시 교사로서의 경력과 가족에 관련한 자격증 등으로 인해 결혼생활에 자신이 있었고 좋은 집, 화목한 부부, 자랑거리가 되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꿈꿨다. 그러나 저자의 남편과 아이들은 혼란과 고통을 겪었고 그때마다 그녀 자신이 대신 짐을 짊어지고 케어해주면 모두 바른길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이 혼란기라는 명목 하에 실수를 해도 묵인하며 넘어가고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감싸고 돌기만 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느 날 깨달았다. 진정 그들을 위하는 방법은 그들의 슬픔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전가해 그들이 잘못을 해도 묵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슬픔은 그들이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라는 걸. 즉, 그들의 불행이 그녀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렇지 않은가. 각자의 슬픔은 각자의 것이고 그 누구도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다. 저자는 실제로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난 뒤 가족들의 잘못을 묵인하지 않고 수면 위로 드러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그들이 더 이상 아프다는 핑계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더 성숙해졌으며, 원래 그랬다는 듯 혼자서 일을 극복해 나간 것이다.
결국 저자는 아이들이 방황하는 시기에 그것을 아이들 대신 처리해주려 너무 감싸고돌거나 아이들의 불행을 엄마의 책임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앞날은 자신이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적당한 충고와 조언 외에는 스스로가 극복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비슷한 예시들도 들어줬는데 기억에 남는 예시가 한 가지 있다. 남편이 아이들과 건강한 유대관계를 갖게 하기 위해선 아이 분유 먹이는 법과 기저귀 가는 법 등등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아이들과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갖게 하라는 것이었다.
반대로 남편에게 아이들 케어하는 것을 알려주지 않고 자신만이 그것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중간에 껴서 자신을 향한 남편과 아이들의 의존도를 높일 순 있지만 결국 둘 사이는 멀어지게 만들고 건강하지 못한 관계가 된다는 얘기였다.
즉, 꼭 불행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일에 관련해서 가족 구성원 스스로가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지, 그들을 사랑한다는 명목 하에 내가 대신 다 도맡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차라리 그 편이 모든 가족 구성원들에게 좋은 일이 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포인트다.
요약하자면 엄마들이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 괜한 희생을 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각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결국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임을 알게 해 준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