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결심처럼 허망한 다짐들

# 작심삼일이 될 공수표를 남발하는 나

by 크랜베리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선언한 지 이틀째 다시 커피를 입에 댔다. 아 이렇게 또 작심 이틀이구나. 작심삼일도 아니고 작심 이틀이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살자!


이런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무언가를 하고자 했음에도 무너지는 나의 결심. 아무래도 나는 평범한 인간인가 보다. 학생 때는 공책에 시험 범위 내용들을 정리할 거라고 공책이며 펜들을 잔뜩 사놓고 며칠 안 가 공책은 앞부분만 너덜 해진 채 책상 한 군데에 박혔다.


요즘은 자꾸 찌는 살 때문에 다이어트를 해볼까 하다가도 이틀만 지나면 맛있는 게 먹고 싶다. 잘 먹은 귀신이 떼깔도 좋다는데 그냥 맛있는 거 많이 먹을까? 하고 생각하는 나는 허풍쟁이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잘하는 게 있다면 학교 나가는 걸 잘했고, 일 가는 걸 잘했다. 고등학교 때도 결석 없이 출석했고 대학교 때는 몇 번의 결석은 있었으나 휴학 없이 한 번에 졸업했다. 일을 다니는 건 먹고살아야 하니 늘 열심히 출석했고 말이다.


그래서 나 혼자 이렇게 하자!라고 생각했던 건 잘 안 지켜졌고 이건 나가야만 해!라고 인식되는 건 잘 지켜졌다. 올해는 사이버대학에서 문예창작학과 수업을 들을 건데 이건 그래도 내돈내산이니 뒤로 뺄 수 없게 나를 다그쳐서라도 공부할 예정이다.


혼자서 하는 어떤 다짐을 해놓고 며칠 안 가 무너지는 나를 보며 조금은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역시 사람은 물리적인 어떤 압박이 느껴질 때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언가를 해내다."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수많은 다짐을 하고 무너지는

여러 차례의 과정 속에서 희박하게 이루어지는 일이니 말이다.


앞으로도 나는 끝없이 다짐하고 무너지고 다짐하고 무너질 것이다. 그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도 큰 줄기의 무언가를 놓치지 않는다면 그래도 잘 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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