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주의사항 및 대처법
흔히 임신 중 약을 복용하면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열이 심하게 나는 경우 무조건 참아야 할까?
* 임신 초기 고열은 태아에게 위험하다.
임신 중에는 함부로 약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열이 나도 참고 버티게 된다. 하지만 미열이 아니라 38도가 넘는 고열이라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15주 이내에 나타나는 고열은 신경관결손의 위험과 유산할 확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신경관 결손은 태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척수나 뇌가 제대로 붙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따라서 임신 중이라고 열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 38도 이상 열에는 해열제가 정답
임신 중이라고 끙끙 앓으며 버티는 것은 금물이다. 열이 38도가 넘어가면 바로 해열제를 먹는다. 단, 복용해도 안전한 해열제인지 전문의에게 확인한다. 타이레놀로 잘 알려져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은 비교적 안전하므로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 권장 사용량 내에서 복용하면 기형아 유발, 유산의 위험이 거의 없다. 수유 중에 복용해도 되는 안전한 등급으로 분류된다. 38도 이하의 미열이면서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 하루 정도는 열이 떨어지길 기다려보자. 옷을 가볍게 입고 휴식을 취하며 젖은 수건을 이마에 올려두면 효과가 있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 없이 3일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복통을 동반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다.
* 임신 중 열날 수 있는 대표 질환은?
융모양막염 : 일반인은 물론 임산부도 고열이 지속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임산부에게만 생기는 "융모막염"이라는 질환이 있다. 태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그 염증으로 인해 태아에게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염증 수치가 높다면 조기 분만을 유도하기도 한다. 고열과 함께 복통, 가슴 두근거림, 태아의 심박동이 빠르게 뛰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양막이 터지면서 양수가 새어 나오는 경우가 많고 만삭이 아닌데도 진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융모망막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바로 입원해 양수 검사와 치료를 받는다.
감기 : 융모망막염 외에 열이 나는 상황은 일반인과 비슷하다. 대표적인 고열의 원인은 감기다. 임신 중에는 면역력이 낮아져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37.8도 이상 열이 나고 오한, 콧물, 근육통, 기침 등이 동반되면 감기를 의심할 수 있다. 3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한다.
독감 : 인플루엔자 역시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을 유발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을 다스리는 치료 외에는 방법이 없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에서 대증치료를 받으며 합병증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좋다.
위장염 : 발열과 함께 구토나 설사를 한다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위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가벼운 위장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치유된다. 탈수 예방을 위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되 증상이 심할 경우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는다.
신우신염 : 요도, 요관, 콩팥 등이 세균에 감염되는 신우신염이 드물게 발생한다. 신우신염은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과 함께 양측 옆구리에 통증을 동반한다. 염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입원을 권장한다. 수액과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금방 회복한다.
* 약 먹지 않고 열 내리는 법
우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다. 보통 찬물로 샤워해야 체온이 낮아진다고 생각하는데, 찬물은 몸을 떨게 만들어 오히려 열을 더 높이므로 피할 것. 욕조에 미지근한 물을 받아 10분 정도 몸을 담그는 것도 좋다. 또 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에 대거나 몸을 닦는 것도 방법이다. 시원한 물수건이 열을 빠르게 빨아들이며 체온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많이 마셔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잊지 말 것.
* 임산부가 주의해야 하는 발열 상황은?
태아의 뇌신경이 발달하는 임신 20주까지는 고열이 날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온천, 사우나, 탕목욕은 자제하고 만약 하더라도 너무 뜨겁지 않게 10분 내로 짧게 끝낸다. 임신하면 항체 호르몬에 의해 기초체온이 높아지고 혈류량이 증가한다. 날씨가 조금만 더워져도 쉽게 탈수할 수 있으므로 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는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