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나는 가장 먼저
벽에 걸린 그림 앞에 선다.
주황빛 배경 위에
하얀 말 한 마리가 서 있다.
부드럽게 흘러내린 갈기와
맑게 빛나는 눈동자.
그 눈은 마치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듯
나를 향해 조용히 머물러 있다.
이 그림은
멀리 모스크바 오브닌스크에 사는
큰아들 집 막내딸 민하가
학교에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정성껏 그려 보낸 선물이다.
말띠인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한 획 한 획 그렸을
그 작은 손을 떠올리면
가슴 한쪽이 따뜻해진다.
하얀 말의 눈동자 속에는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다.
보고 싶은 마음,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운 시간까지도.
나는 그 그림을
벽에 걸어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바라본다.
그럴 때마다
멀리 있는 아이들이
내 곁에 와 있는 듯하다.
말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림 속 말은
분명히 나에게 말을 건넨다.
“할아버지, 잘 계세요?”
나는 그 앞에서
조용히 대답한다.
“그래, 민하야
할아버지는 잘 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눈을 바라본다.
사랑은 멀리 있어도
이렇게 닿는 것임을
나는 이 작은 그림 앞에서
배운다.
막내 손녀 민하가 할아버지께 드린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