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nxiety'로부터
불안은 마치 쓰나미와 같아서 짧은 순간 수많은 감정의 파도를 만들어낸다. 때로는 너무 강력하여 내가 일궈놓은 모든 것들을 무너트리기도 끝도 없는 광활한 바다 한가운데 놓이기도 한다. 모든 파도가 휩쓸고 간 풍경은 비참하지만, 이내 고요하다. 이곳에서 내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또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고요함 속에 처참히 무너진 광경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놀랍게도 동일한 재앙의 늪에서 나아가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누군가는 믿을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에 무릎을 꿇겠지만 누군가는 일어서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삶이란 그렇다. 끝없는 불안의 파도가 스스로를 휩쓸어도 우리는 늘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이 불안을 안고 성장할 것인지, 이에 잠식되어 길을 잃을 것인지. 그리고 각자의 결말 또한 다를 것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불안은 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며 걱정의 쓰나미 속에 갇혀 패닉하고 만다. 어떤 감정이든 인간에게 필요하지 않은 감정은 없겠지만, 불안은 늘 긍정과 부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약간의 불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누구나 미래를 바라보고 살아가며 과거로부터 배워간다. 내가 지나온 역사로 인해 깨우쳐온 것들을 약간의 불안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꿈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넘쳐서 좋을 것이 없다. 자연현상 또한 그러하며, 물질적인 것 또한 그러하다. 스스로 어느 정도의 과속방지턱을 만들어야 한다. 영국에서는 이를 'Sleeping Policeman'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모두 마음속 잠자고 있는 경찰들이 필요하다. 나를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잡아줄 존재 말이다. 그리고 이는 그 누구도 아닌 오직 본인만 될 수 있다.
모든 일엔 인과관계가 있고 배울 점이 존재한다. 나의 불안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깨닫고 나아갈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또 다른 것을 얻게 된다. 늘 그랬듯 불안은 과거의 발자취가 되고 미래의 발판이 된다. 불안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나 자신은 곧 내가 일궈낸 세상이다. 오랜 시간 쌓아온 추억들이 집을 쌓아 도시를 만들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감정의 파도와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마치 소나기처럼 쏟아질 것이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끝도 없이 자라나겠지만, 그 또한 삶이며 내가 되는 과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