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세상을 좁히는 말들 중에, 인서울, 상위권 등 대학입시에 갇힌 표현들이 있다.
진정한 어른이라면 아이의 세계를 넓혀주어야 하는데 나의 직업은 영어 사교육의 중심에 있으니 이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읽고 고민하면서 찾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잊지 않으려 애를 쓴다, at your own discretion(아이들 스스로 판단에 의해 행동하는 것).
지난 석가탄신일에 꼴찌 제자로부터 기프티콘과 카드를 받았는데, 처음엔 뭔가 싶었다.
스승의 날을 축하해요 선생님.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아, 스승의 날이구나. 이 날 처음으로 스승의 날을 축하한다는 말을 들어본다. 신선하다. 선물로 보낸 케이크 이름도 하필 마이넘버원이다.
카드에 한번, 케이크 이름에 또 한 번 감동받아 넘어질뻔했다.
(오히려 내가 더 잘 부탁한다, 아이야..)
이 아이의 영어공부가 힘든 이유는 수십 가지인데 그중 1위는 단어암기이다.
알파벳을 아무렇게 뭉쳐놓고 한글과 엮어서 외우라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휘는 말하기의 기본재료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최소한의 성실함이다. 나도 아이에게 신선하고 넘버원으로 기억될 단어암기법을 제시하고 싶어 방법을 정리했다.
단어를 쓰지 말고 소리 내어 읽는다.
플래시카드를 만들어 앞뒤에 단어와 의미를 적고 수십 번 뒤집으며 논다.
이 두 개만 반복하면 된다.
이것은 마치 새벽배송, 로켓배송과 같은 편안함을 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