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엄마 뭐해?

문득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다 깨닫는다. 이젠 할 수 없지.

by 평생사춘기

치과를 가려고 회사 점심 시간에 길을 나섰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햇살이 얼굴에 닿아 따뜻한 좋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엄마한테 전화해야겠다.'


요즘들어 자주 엄마의 부재를 잊고 버릇처럼 전화기를 든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1년 3개월, 너무나 피부에 닿았던 엄마의 빈자리, 일상 생활 곳곳에 모든 것이 변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왜인지 요즘은 문득 문득 나도 모르게 '엄마한테 전화해야지.' 생각한다. 그러곤 '아... 엄마가 없지.' 깨닫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 낮에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엄마 생각이 났다. 눈가가 촉촉해진 느낌을 느끼기도 전에 눈물이 빰을 스쳐 내린다.


소소한 일들까지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엄마는 조카들을 유치원에 보내놓고는 아파트 벤치에 앉아 꽃과 나무를 보고 바람과 햇빛을 느끼는 것을 좋아했다. 주말이면 뒹굴거리는 나에게 동네 공원에 산책을 가자고 온갖 애교를 부렸다. 소녀 같이 순수했던 우리 엄마, 친구 같이 편안했던 우리 엄마, 오늘 따라 엄마의 장난스런 목소리가 그립다.




"엄마, 오늘은 생각보다 많이 안 춥네. 햇살도 있어서 봄이 올 것 같은 느낌도 주네. 이제 곧 회사도 그만두고 새로운 시작을 해서 그런가... 마음이 싱숭 생숭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 받고 싶은데... 비빔국수 먹우면서 고구마 쪄놓고 티비 앞에서 같이 앉아서말야. 온갖 기대거리, 걱정거리 늘어놓고 발가락 꼬집하다 아프다고 짜증도 내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싶다. 엄마랑."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리 딸, 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