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좋은 일이 생겼다. 언니가 이것저것 신경 써서 아빠 이름으로 신청한 아파트 분양권이 당첨되었고 나름 좋은 동호수를 뽑았단다.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좋은 일도 생겨 겸사겸사 온 가족이 을왕리에 조개찜을 먹으러 갔다.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자리를 잡았고 아빠는 오랜만에 소주를 드셨다. 언제나 그렇듯 엄마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모두가 그리워하는 엄마, 엄마가 얼마나 기뻐했을까? 눈에 선하다. 흐르는 눈물이 주체가 되지 않아, 아빠는 선글라스를 쓰셨고, 나는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았다. 그렇게 기쁜 일이 있을 때, 힘들 일이 있을 때 언제나 엄마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오늘따라 엄마의 부재가 서글프게 느껴진다.
"엄마, 우리 아파트가 당첨됐대, 아빠가 처음으로 본인 이름으로 계약서에 인감도장을 찍고 오셨어. 2023년에 완공된다는데, 언니가 이사 가기로 했어. 언니랑 아빠가 모델하우스에 다녀왔는데, 너무너무 좋다고 하더라. 엄마가 있었으면 제일 좋아라 했을 텐데... 기쁜 날인데 온 가족이 슬퍼."
"아빠는 한참 술을 안 드셨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소주를 드셨어. 온 가족이 둘러앉으니 엄마 생각이 간절하다. 아빠가 엄마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아빠 군대 있을 때 엄마가 한 달에 한 번 쉬는 날마다 면회 왔었다고 하더라, 꽃다운 나이에 이쁜 소녀 같은 우리 엄마가 생각났어. 그렇게 조그만 우리 엄마인데, 어떻게 온 가족을 품으며 살았을까. 따뜻한 빛이 났던 우리 엄마, 오늘따라 엄마 품이 너무 그립다. 하늘나라에서 함께 기뻐해주고 있지? 엄마한테 부끄럽지 않게 잘 살게. 지켜봐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