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20년 넘게 한 A 부장님. 하나의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이다. 다른 사업부문에는 선배들도 많이 포진해있고 임원들이 많이 있지만, 현재의 B사업부문에는 A 부장님이 가장 리더로 자리를 잡고 있다. 임원도 아니고, B 사업부문이 사내 매우 중요한 부문이라서 다른 임원을 앉힐만도 한데, A부장님이 몇년째 리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워낙 열정적이고, 업무능력이 탁월하고, 의사 결정 속도도 빠른터라 차기 임원 후보로 여겨지고 그래서 이슈도 많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터이다. A부장님은 작지만 다부진 걸음걸이로 오늘도 여러 이슈들을 해결해가며 잰 걸음을 걷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루아침에 조직개편이 되고 위에 임원이 새로 발령나서 오게 되었다. A 부장님은 어떤 기분일까?
A 부장님은 야심가일까? 위에 잘 보이려고 아부하지도 않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설득하는 편이라서 야심가인가 판단이 잘 안된다. 그래도 욕심이 없으면 저렇게 다른 곳에 신경쓰지 않고 열심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렇게까지 열심히 했으면 임원 정도는 되어야지 보상 심리가 생기지 않을까.
사실 A 부장님은 힘들어하셨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해결할 수도 없는 걸로 비난 받아야 하는 현실이 너무 힘들었다. 눈치 빠른 선배들은 없어서는 안되지만 한가한 자리를 찾아서 스스슥 다 숨어버리고, 대표적으로 힘든 자리에 앉아서 혼자 고군분투 하고 있다. 그렇다고 임원이 될 수 있을까. 내심 한가닥 희망의 끈이야 사람인지라 놓지 않았지만, 아무리 계산을 해 보아도 순서가 올 것 같지 않다.
그래서 A 부장님은 위에 임원이 발령받아서 온 것이 사실 반가웠다. 엉성 우산이라도 우산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날라오는 폭탄을 피할 수 있다는 건 명확관화이다. 새로운 지시사항이 추가되고, 큰 폭탄이 날라오면 우산을 옆으로 살짝 비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이 위로가 되긴 한다.
그래도 같은 여자로서 A 부장님이 승승장구해서 임원까지 되시길 바랬는데, 씁쓸한 건 여자 선배라는 잣대를 투영해서 그런가..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