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서 모임 늘리기

독서 생활자의 커뮤니티(1)

by 부키

‘다 할 수 있겠나?’

‘너무 많은가?’


세어보기로 한다.

참여하기로 약속한 독서모임이 몇 개나 되는지.

이미 참여하고 있는 모임도 있고, 새롭게 기획되는 모임도 있다.

그중에는 벌써 4~5년이 넘어가는 모임도 있고,

말만 꺼내다가 드디어 실행에 옮겨 첫 모임을 진행한 것도 있다.

월 1회의 주기로 모이는 것도 있고,

주 1회의 모임도 있다.


한 달에 한 권이라며,

부담 없다고,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쉽게 이야기 한,

그 모임들을 세어보니,


벌써 10개가 넘어간다.


준비 모임을 약속한 것도 있으니,

더 늘어날 확률이 크다.

월 10회의 독서모임이면,

3일에 한 번은 책으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고,

3일에 한 권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3일에 한 번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대다수의 사람은

스스로를 ‘내향인‘이라고 한다.

사람이 아닌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사람이 적은 고요를 좋아한다.

하지만 공통의 취미와 취향을 나누는 자리에서는,

분명 그들은 ‘외향인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언제 이렇게 많아졌을까? 얼마 전, 모임에서 “선생님은 몇 개의 모임을 하세요? 엄청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어떻게 다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세어보지 않았기에, 크게 놀랄 일도 아니었고, 그리 바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책은 계획을 세워 잘 읽고, 리뷰 쓰는 게 조금 밀리긴 하지만,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충분히 좋은 리뷰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막상, 그 실체를 알고 모임의 개수를 파악하니 갑자기 부담스럽긴 하다. 이 정도면, ‘양과 질’의 문제에서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 마음대로 그만둘 모임도 없어 보인다. 운영진인 것도 있고, 참여자인 것도 있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이곳의 관계도 다른 커뮤니티 못지않게 매우 끈끈하다.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 생각을 나누는 방법, 생각을 키우는 방법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두는 경우는 대부분 취업을 하신 경우다. 그 외에는 어떻게든 이어나가려 서로의 의리를 잡고 가는데.


독서 모임을 하는 이유는 누구나 비슷하다. 처음 출발은 ‘책을 읽기 위해서‘다. 신입 회원을 받고, 참여 동기를 여쭈면, 열에 열하나는 ‘이렇게라도 책을 읽고 싶어서’라고 하신다.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알겠는데, 쉽게 시작이 안된다고, 그래서 모임에 들어가면 강제 독서가 되리라는 기대를 말씀하시는데.


그럼에도 안 읽는 회원도 더러 계신다. 하지만,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책도 있듯이, 독서 모임은 여러 층위의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 현장에서 나누는 의견은 각자의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다. 0에서 10까지의 이해도로 출발하지만, 끝날 때의 이해도는 사뭇 다르다. 0에서 출발해도 좋고, 10에서 출발해도 좋은데.


단순히 책을 읽고자 하는 목적으로는 독서 모임을 꾸준히 유지하기 어렵다. 수년을 함께한 모임의 회원분들은 이제 ‘우리 모임이 없어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그나마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고, 그나마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라고’. ’덕분에 이리 유지됩니다.‘라는 덕담이 서로에게 오간다. 누구 하나의 노력이 아닌, 모두의 보탬이 지금을 이루었다고 ’ 자화자찬’하는데.


그러니까, 이 많은 모임을 어떻게 다 진행하고 참여하냐고…


효과적으로 조직하고,

잘 분류하고,

배치해야 한다.

구체적인 요령에 대해 다음에 이어가기로 하는데.



keyword
목요일 연재
이전 08화능숙한 평생독자 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