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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만드는 독모

by 부키


5년 차 독서모임.

연말 마지막 결산을 하면서 내년에는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였어요. 운영자로서 먼저 제안한 것은 질문을 함께하는 독서와 토론이었습니다. 내가 만든 질문과 남이 만든 질문을 가지고 책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지만, 모두들 흔쾌히 동의해 주시고, 이를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도서목록 정하기

가장 먼저 한 일은 일 년 동안 읽을 책을 정하는 것이었어요. 2주간의 추천 기간을 갖고 후보를 정한 뒤에 투표를 했습니다. 추천된 도서를 분야별로 정리해서 분배했어요. 각 분야에서 선정되어야 할 권수를 정하고 이를 정하는 투표를 실행했습니다. 질문과 함께 독서하고 이야기해야 하기에, 이를 염두에 둔 추천과 선정이 이루어졌어요.



도서 순서 정하기

순서는 크게 상관없지만, 연초에 읽으면 좋을 책, 연휴 기간이 많은 달에 읽을 책, 시리즈로 되어있는 책 등, 분량과 분야를 적절히 배치하여 순서를 정하고 모두에게 의견을 물어요. 순서가 숙지된 후, 공지하면 우리는 일 년 동안 읽을 책의 리스트를 갖게 되죠. 안 먹어도 배부른 것 같은, 안 읽어도 뿌듯한 리스트가 완성되었습니다. 책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도 적당 기간의 리스트를 정하는 것이 독서모임에서는 유용하다 생각해요.



질문 만들기

질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많이 어려워하십니다. 하지만 한두 번 해보면 돼요. 전문적인 논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문장, 남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부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등, 읽으면서 찾아지는 질문이 좋습니다. 어떤 책에나 어울릴 것 같은 질문보다, 오늘 이 책에서 찾아지는 질문이요. ‘삶의 의미가 무엇일까요?‘라고 묻는 것보다, 00페이지에서 작가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알아보면‘ 자신이 어떤 삶을 원하는지 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작가의 이런 생각을 어떻게 보셨나요? 같이 구체적으로 책과 연결시키는 질문이 적합해요. 책과 연결되는 질문.



질문 모으기

기록을 모으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도 여러 앱을 써서 모았어요. 패들릿도 쓰고, 독서 기록 전용 앱도 쓰고요. 무료이던 것이 유료로 바뀌기도 했고, 새로운 것을 써볼까 싶은 마음도 들었어요. 무엇보다 접근이 쉬워야 했고, 모바일에서도 쉽게 쓸 수 있는…. 그럼에도 노션을 쓰기로 선택했어요. 접근이 막히기도 하고, 모바일에서 로그인이 잘 안 되는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노션을 사용합니다. 이 기회에 노션을 배우고 싶은 분들이 여럿 계셨거든요. 다행히 회원분께서 제작하고 관리해 주시기로 하셔서요. 시작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질문을 모았어요.



진행 소감

수년을 매주 만나는 회원들이라 사실 친합니다. 온라인 모임이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느슨한 연대의 모임이지만 그럼에고 사적인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하소연하고 싶기도 하지요. 연령대도 40대~60대로 다양하니 삶의 지혜라는 것이 여기에서는 아주 다채롭습니다. 이를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진행자로서의 역할이었어요. 질문을 가지고 하는 독서 모임은 이러한 우려를 많이 덜어줍니다. 진행자는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내 얘기를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는 많은 리더들이 하시는 말씀이지요. 그래도 되도록 많은 분들이 의견을 내시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마지막에 양념 한 스푼 정도로 정리 의견을 낼 수는 있겠지요. 자발적이든 아니든 소외되는 분 없이 모두 입을 떼고 가시기를. 잘 말하고, 잘 듣는 시간으로 채워지기를. 그렇게 2시간을 보냈어요.



회원분들도 매우 만족해하셨어요. 올해 첫 책은 정혜윤 작가님의 <책을 덮고 삶을 열다>였는데, 작가의 개성이 분명하고 자기 회고 같은 책이라 읽는 사람에 따라 공감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어요. 첫 주에 읽을 때는 잘 안 읽힌다. 책을 이렇게까지 읽어야 하나? 책과 삶을 연결하는 것이 어렵다. 등 어쩌면 아쉬운 마음이 드러나는 불호의 의견이 있었어요. 하지만 질문을 만들고, 질문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서 책을, 그리고 작가를 다시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책은 나의 것으로 만드는 효과를 함께 만들어요. 질문을 만나면 우리 뇌는 답을 찾기 위해 분주해진다해요. 그래서인지 보다 집중하고, 몰입했던 시간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질문들이지만, 이에 부담 갖지 않고 차츰 나아지면 되지요. 일단 시작했다는 것에 우리 모두 뿌듯해했습니다.



독서 생활을 영위하는데 독서 모임은 매우 중요합니다. 잘 읽는 것뿐만 아니라 잘 나누는 것, 그래서 다시 나에게 담는 과정이 이루어지니까요.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사회독서, 질문으로 깊이를 더하고 확장시키는 방법이 크게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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