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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회 Feb 25. 2020

1차 항암치료

2019-07-17


학원을 가는 날이라 엄마한테 들르지 못하고 출근 준비를 했다. 오후 1시에 첫 번째 항암 주사를 맞는대서 혼자 있을 엄마가 걱정스러웠지만 괜찮다는 엄마의 말을 믿었다. 출근 전 문자가 왔다.


항암주사를 3시간 동안 맞는대. 기도해줘.


전화도 아닌     꾹꾹 눌러 담은  문자에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불안과 무서움이 느껴졌다. 학원을 빼고 내가 병원에 갈까 물어보는 말에 엄마는 한동안 대답을 못하고 끝내 흐느꼈다. 괜찮다고 하는 말은 사실 괜찮지 않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흐느낌에 동조되어 학원에 사정을 말씀드리고 병원에 서둘러 갔다. 병원을 향하는 택시 안에서 계속 마음이 답답하고 쓰렸다.


급하게 택시를 타고  병원에서 마주한 엄마는 걱정보다 괜찮았다. 울었냐고 물었더니  목소리 들으니 잠깐 기분이 그랬다며  괜찮다고 답했다. 주변에서 계속 항암이 힘들다 아프다 하니까  소리에  겁을 먹게 된다고 했다. 다른 사람  듣지 말라고 했다. 엄마는 엄마니까 그런 소리들 신경 쓰지 말고 엄마대로, 엄마처럼 생각하라고 했다. 가지의 링거 주사를 맞는 4시간 내내 엄마의 곁에 있었다. 주사 치료는 생각과는 다르게 아무렇지도 않았다. 엄마는 괜히 민망했는지 속이 조금 울렁거린다고 투정을 살짝 내뱉었다. 치료제 투여 종료  나는 마음을 놓을  있었다. 다만  과정을 3 간격으로  8차례 반복해야 한다는 걱정이 남았다. 부디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 흘러가고 엄마가 치료를 무탈하게  받아서 엄마  안에 있는 암세포들이  작아지길 기도하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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